홍기삼 전 총장·영배스님 형사처벌 검토
김석원 전 쌍용회장 괴자금 64억도 ‘뇌관’
김석원 전 쌍용회장 괴자금 64억도 ‘뇌관’
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35) 전 동국대 교수가 11일 구속됨에 따라 앞으로 검찰 수사의 초점은 이들의 범죄 행위와 연관된 주변인들로 옮겨갈 전망이다.
우선 검찰은 박문순(53) 성곡미술관장의 횡령 혐의를 확인한 상태다. 구본민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는 “박 관장은 피의자 신분”이라고 말했다. 박 관장은 기업체에 조형물 설치를 소개해 주고 작가한테서 리베이트로 받은 금품을 빼돌려 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검찰은 신씨의 동국대 교수직을 변 전 실장과 신씨한테 제공된 ‘뇌물’로 판단하고, 신씨 교수 채용에 주도적 구실을 한 홍기삼(67) 전 동국대 총장에게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홍 전 총장은 “신씨를 임용하면 학교에 도움이 된다”며 신씨의 임용에 반대한 교수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홍 전 총장을 불러 신씨 임용과 동국대에 대한 국고 지원이 연관됐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동국대 이사장 영배(55) 스님도 형사처벌 대상으로 거론된다. 검찰은 영배 스님이 신씨를 통해 변 전 실장한테 부탁해 울산시 울주군 흥덕사에 특별교부세가 우회 지원되도록 했고, 영배 스님이 울주군에 협조를 부탁한 것도 확인한 상태다. 검찰은 영배 스님이 신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이나 신씨의 학력위조 은폐에 개입한 대가로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영배 스님의 차명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검찰은 신씨가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으로 선임되는 과정에 변 전 실장이 개입했는지 여부도 더 수사할 방침이다. 구 차장검사는 “광주비엔날레 관련 의혹은 계속 수사하고 있으며, 성곡미술관에 후원금을 낸 기업체들 가운데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곳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본민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는 신씨와 변씨의 기소 시점을 묻는 질문에 “추가로 수사할 부분이 상당히 남아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2차 구속기한까지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 사건과 별도로 박 관장의 집에서 찾아낸 김석원(62) 전 쌍용그룹 회장의 돈 64억원의 출처도 조사하고 있다. 구 차장검사는 “국외에 머물고 있는 김 전 회장한테 빨리 들어오라고 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회삿돈을 빼돌려 집에 쌓아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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