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디수첩 조능희 피디(왼쪽)와 김형태 변호사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서 “검찰의 기소는 정부 정책에 대한 언론의 비판기능을 제한하려는 정치 수사”라며 피디수첩 수사 결과에 대한 반박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조능희 전 피디수첩 책임피디 인터뷰
“반론 묵살 무리한 재수사 검찰권 권력자 위해 쓰여”
“이메일 엮어 수사한 건 전두환때 수사방식 아니냐”
“반론 묵살 무리한 재수사 검찰권 권력자 위해 쓰여”
“이메일 엮어 수사한 건 전두환때 수사방식 아니냐”
“어제(17일) 법원 정정보도 판결, 오늘 검찰 기소 …, 쇼크의 연속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검찰과 ‘검찰 나팔수’의 언론플레이가 종료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년간 정치검찰과 보수언론의 일방적 거짓말들, 법정에서 낱낱이 밝힐 것이다.”
18일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조능희 전 ‘피디수첩-광우병’편 책임피디는 검찰이 제시한 혐의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며 법정에서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밝혀 나가겠다고 말했다.“공개법정에서는 우리쪽 증인을 불러 투명하게 다툴 수 있다. 검찰과 언론, 번역가의 거짓말의 실체를 드러내 줄 좋은 기회다.”
조 피디는 이날 수사 결과 발표 뒤 기자회견에서 “(수사 과정에서) 검사가 반미 종북주의 아니냐고 물었다. 검사가 그런 식으로 물어보는 2009년 현실이 너무도 놀라웠다”고 밝혔다.
조 피디는 “검사가 (김은희 작가의) 개인 메일을 읽어 주더라. 내가 변호사 불러서 ‘듣기 싫다. 인권침해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조 피디는 이어 “이게 간첩 사건이냐 국가 전복 사건이냐”며 “이메일을 엮어서 수사하는 건 전두환 때 수사방식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난 1년 “가장 화나고 분통 터지는 일”로 검찰과 보수언론이 짬짜미한 ‘거짓 언론플레이’를 꼽았다. “아무리 해명을 해도 검찰은 거짓을 흘리고 언론은 거짓을 받아쓰고 또 쓰고” 했다는 것이다. “검찰과 일부 언론은 피디수첩이 인간광우병 위험을 과장하려고 ‘CJD’(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를 ‘vCJD’(인간광우병)로 자막을 고쳤다고 반복 보도했다. 그러나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는 분명히 자신이 말한 것은 모두 vCJD라고 했다고 해명했으나 보도되지 않았다.”
그는 피디수첩 제작진에 대한 기소도 미네르바의 경우처럼 유무죄 여부와 상관없이 정권 비판에 대한 위축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는 “ 피디수첩은 정권의 탄압에 굴하지 않는다. 정권이 바뀐다고 말을 바꾸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피디수첩이 교회 비리를 파헤치다 100억 짜리 소송도 당하고, 엠비시 사옥이 사흘간 포위되는 일도 있었지만, 옳다는 상식이 이겼다”고도 했다.
조 피디는 이번 수사를 ‘정치수사’로 단정했다. “형사처벌이 불가능해 담당검사가 사표까지 썼는데도, 무리하게 재탕수사하고 피디들을 체포한 것은 ‘법의 논리’가 아니라 ‘다른 논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검찰권이 국민이 아니라 권력자를 위해 쓰여지고 있다면서 “극소수 정치검사가 대다수 검사들을 욕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피디는 “만약 검찰이 제기한 정운천 전 농수산식품부 장관 등에 대한 명예훼손, 미 쇠고기 수입업체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가 성립된다면,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획기적 사건이 될 것이다. 세계 언론사의 수치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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