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범 김길태 씨가 10일 오후 사상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김 씨는 이날 부산 사상구 덕포시장 인근 모 빌라 주차장 앞에서 공개수배 12일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연합뉴스
“왜 도망 다녔나”에 “그전 한일 때문” 답변
취재진 질문에 담담하게 고개 가로저어
취재진 질문에 담담하게 고개 가로저어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혐의로 사건발생 15일 만에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 김길태(33) 씨는 10일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서 자신의 범행을 사실상 부인해 혀를 내두르게 했다.
김 씨는 이날 오후 4시30분께 수사본부가 차려진 부산 사상경찰서에 도착한 직후 '여중생 이모(13) 양을 아느냐', '범행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는 또 '그러면 왜 그동안 도망다녔느냐'고 하자 "그전에 한 일(지난 1월 부산 사상구에서 귀가하는 30대 여성을 인근 옥상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감금한 혐의) 때문에 도망다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의 행적에 대해 "빈집에서 라면만 끓여먹고 있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수배전단에 나와 있는 것처럼 회색 후드티와 검은색 점퍼차림을 한 김 씨는 오랫동안 씻지 못한 듯 수염이 덥수룩했고, 머리카락에도 비듬이 잔뜩 붙어 있었다.
또 제대로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한 듯 수배전단에 나와 있는 것보다 훨씬 수척한 모습을 한 김 씨는 시종 고개를 들지 않았지만 이 양 등에게 사과의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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