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김용판 전 서울청장의 ‘대놓고 개입’, 왜?

등록 2013-06-14 19:48수정 2013-06-15 09:53

날짜 정해 왜곡 수사발표 주도
“여당 등 정치권과 조율” 의혹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국가정보원 직원의 대선·정치 개입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확보된 증거를 덮고 왜곡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이를 지시한 혐의로 김용판(55) 전 서울경찰청장을 14일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김 전 청장이 이처럼 상식 밖의 범행을 저지르게 된 동기는 뚜렷히 설명하지 못했다.

검찰은 “김 전 청장은 디지털증거분석팀으로부터 국정원의 사이버 정치관여 내지 선거개입 증거들이 다수 포착됐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고,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적당한 시점을 선택해 (수사를 담당한) 수서경찰서에 국정원 개입 의혹을 해소해주는 내용으로 왜곡된 발표를 시키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청장이 특정 후보를 위해 대선 직전 고의로 왜곡된 수사발표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김 전 청장의 범행은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셈이지만, 검찰은 청와대·여당과의 관련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검찰은 ‘경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김 전 청장이 정치권이나 청와대 관계자와 통화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엔 “없었다”고 밝혔고, “김 전 청장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직접 말하지 않아 의도를 추정하긴 어렵다”고 했다. 이는 서울중앙지검 관계자의 지난달 발언과 다르다. 이 관계자는 “김 전 청장이 사건 당시 여야 정치인 여럿에게 수시로 전화를 받았다. 워낙 급박한 상황이라 통상적인 전화였을 뿐이다”라고 기자들에게 설명한 바 있다.

정치권 등에서는 ‘국정원과 여당 등이 김 전 청장과 국정원 사건 수사를 조율했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16일 오후 2시께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경찰이 국정원 직원 컴퓨터에 대한 1차 조사에서 아무런 댓글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정보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곧이어 이날 밤 11시께 경찰은 중간 수사결과 보도자료를 뿌렸다. 경찰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새누리당에서 이미 내용을 알고 있었던 셈이어서, 김 전 청장과 새누리당 사이에 교감이 있었다는 논란이 일었다.

김 전 청장의 구체적 혐의가 드러나자 일선 경찰관들은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황정인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과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을 통해 경찰 고위층의 추악한 민낯과 그들의 전횡에 속수무책인 경찰 조직의 구조적 문제가 제대로 드러났다. 치욕적인 일이다. 이번 사건이 경찰 조직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식 정환봉 기자 kss@hani.co.kr

[관련영상] [한겨레 캐스트 #114]증거인멸·도피시도 원세훈, 불구속 타당한가? [한겨레 캐스트 #114]

<한겨레 인기기사>

“4대강 떠드는 야당 강에 처박아야지…왜 가만 있나”
새누리, 끝까지 원세훈 감싸고 국정조사도 거부
장관님들은 청와대에서도 그러면서… 왜 우리한테만 이러세요?
[미공개 사진] 박근혜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해 여름’
여자들이 꼽은 남자들의 ‘여름 꼴불견 패션’ 1위는?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