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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로스쿨 유치 위한 달콤한 약속들 이젠 ‘나 몰라라’

등록 2015-06-22 20:15수정 2015-06-24 10:13

로스쿨 도입 7년
② 공수표 된 다양화 약속

장학금 지급률 44%서 37%로 추락
미이행 때 정원 2~4% 감축이 고작
2007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대학들은 로스쿨을 유치하고 우수 학생들을 끌어오려고 달콤한 공약들을 앞다퉈 내놨다. 하지만 재정 문제 등을 이유로 그 공약들을 슬그머니 철회하며 ‘화장실 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른’ 행태를 보이는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전국 25개 로스쿨의 이행계획 점검 자료를 보면, 전체 로스쿨의 장학금 지급률(등록금 총액에서 장학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43.5%였다. 하지만 2011년 41.7%, 2012년 39.4%, 2013년 39.4%, 2014년 1학기 36.6%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강원대는 로스쿨 설립 첫해 전 학생 100% 장학금 지급을 선언해 화제를 모았지만, 2010년 78.7%, 2011년 80.4%였다가 2012년에는 44.9%, 2013년에는 43.7%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학기는 4명 중 1명도 안 되는 24.4%에 그쳤다. 건국대도 설립 초기 3년간 장학금 75% 지급 계획을 세웠다가 2013년에 40.5%로 낮췄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지난해 초 일주일간 수업 거부를 하는 등 갈등을 빚었다. 결국 학교 당국은 졸업 때까지 장학금 지급률을 65% 선에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경희대와 서강대 등도 설립 당시 제출한 3년간의 이행계획이 지난 뒤에는 장학금 규모를 줄였다.

교육부는 로스쿨 인가 당시 분야별 이행계획을 제출받고 ‘신청서의 계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행정적 제재를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부가 약관을 붙였다. 이를 근거로 매년 운영 실태를 점검해 정도가 심한 곳을 제재하고 있다. 2011년에는 법조 경력 교원 확보율을 달성하지 못한 인하대 로스쿨의 정원을 50명에서 48명으로, 장학금 지급률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이유로 강원대 로스쿨 정원을 40명에서 39명으로 줄였다.

2012년에는 한양대가 낮은 교육비 투자 등을 이유로 모집 정원이 100명에서 97명으로 축소됐다. 지난해에는 장학금 지급률을 충족시키지 않은 강원대와 등록금 의존율, 외국어 강의 기준율을 충족하지 못한 건국대가 정원 1명씩을 감축당했다. 하지만 약속 위반에 따른 학생들의 피해에 견줄 때 2~4% 모집 정원 축소는 처벌 효과가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학교는 제재에 반발해 소송을 내기도 한다. 2012년 모집 정원 감축 제재를 당한 한양대는 취소 소송을 냈고, 서울행정법원은 이듬해 한양대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부가 약관에 따라 교육부가 제재할 권한은 있지만 인가 신청 당시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집 금지까지 명령한 것은 재량권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강원대는 장학금 100% 지급 약속을 한 적 없고 교육부가 이행계획을 잘못 해석했다며 지난해 헌법재판소에 모집 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헌법소원을 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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