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거운 눈속임
[매거진Esc] 곽윤섭의 사진클리닉
초등생 3학년인 딸아이가 아직까지는 엄마의 사진 자세 요구에 즐거워합니다만 가끔은 귀찮아하기도 합니다. 이제 서서히 그럴 나이가 되어가나 봅니다. 저는 딸아이의 추억과 표정 담기에 행복을 느낍니다. 안양예술공원 작품 중 하나입니다. 작품 사진 찍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혜경/수원시 팔달구 매탄동
그림의 기법 중에 ‘눈속임’이란 것이 있습니다. 감쪽같이 그려 마치 실제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법입니다. 통일신라시대 솔거가 황룡사 벽에 그린 노송도가 하도 진짜 같아 새들이 앉으려다 부딪쳐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보면 있는 그대로를 그리려는 노력들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나 봅니다. 사진은 탄생한 그 순간부터 있는 그대로의 재현이란 속성 덕분에 각광을 받았습니다. 사진 발명 이전 그 어떤 장르의 회화도 성취하지 못했던, 사실 그대로 재현이 손쉽게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 사진은 설치미술 작품에 비친 자갈밭 덕분에 아이가 돌무더기 속에서 불쑥 튀어나온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이처럼 재미있는 장소를 이용해 시각적 착각을 유발하는 사진들을 보는 것은 늘 즐거운 일입니다.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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