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500m에 최선”
“이렇게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내속은 탄다.”
이번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2번 연속 은메달에 머문 이호석(20·경희대)이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경기 뒤 내내 웃음 띤 얼굴로 “아쉬움도 있지만 후회없는 경기를 펼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애초 1000m와 1500m에서 금메달이 목표였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2바퀴를 남겨놓고 막판 스퍼트할 때의 상황에 대해 “오노를 잡으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금메달을 목표로 (안)현수 형을 제치고 나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호석을 지도한 송재근 코치도 “스타트라인에서 5번을 잡는 바람에 스타트가 늦었는데, 3~4번만 잡았어도 해볼만했다”고 아쉬워했다. 안현수에게 간발의 차로 패한 이호석은 결승선 날 들이밀기 순간에 대해 “관중석에서 보면 빠르게 결승선을 통과한 것처럼 보이지만 선수들에게는 결승선 통과 순간이 슬로모션같다”며 “날끝을 내미는 순간 내가 늦었음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1000m 세계랭킹 1위인 그는 “랭킹은 숫자에 불과했다”며 “스타트가 약하지만 남은 500m에서 최선을 다해 금메달에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토리노/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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