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평창군청에 모여 유치기원 행사를 갖던 군민들이,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2014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소치’를 선언하는 장면을 대형화면을 통해 보는 순간, 실망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평창/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평창 3수 도전할까
도쿄 2016년·중국 2018년·부산 2020년 ‘국제대회 눈독’
평창은 겨울올림픽 유치 ‘3수’에 도전할 것인가?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5일 평창의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 실패 직후 재도전 의향을 묻는 질문에 “지금 뭐라 말할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이번 유치 실패의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그에 따라 재도전에 대한 정책적 결정이 나오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우선 2010년과 2014년 연속 두차례 겨울올림픽 유치에 실패하고도, 다시 2018년 올림픽까지 도전하는 것이 과연 설득력이 있을 지 판단해야 한다. 이런 판단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유치 시점이 되는 해를 전후한 국제올림픽 행사가 아시아쪽에 얼마나 있는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올해 일본 오사카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내년엔 중국 베이징에서 여름올림픽이 개최된다. 게다가 올해 한국은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까지 유치해놓은 상황이었다. 이러다보니, 비아시아 쪽에서 보면, 아시아에 너무 많은 국제스포츠행사가 집중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 있었고, 실제 이번 투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
그럼 2018년 ‘3수 도전’은 어떨까? 이 역시 여건이 썩 좋지만은 않다. 도쿄가 2016년 여름올림픽 유치를 희망하고 있고, 지난해 장춘에서 겨울아시아경기대회를 열었던 중국이 하얼빈 등을 중심으로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 중국의 움직임 여하에 따라 한국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투자를 해온 강원도가 쉽게 포기할 지 미지수다. 또 부산은 2020년 여름올림픽 유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지방자치단체간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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