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는 권력이다. 데이터는 현실을 압축해 보여주고, 단박에 상대를 설득한다. 그래서 데이터는 때로 기만이 된다. 데이터가 없으면 명백히 존재하는 현실도 지워진다. 데이터가 투박하면 현실의 날카로운 불평등도 뭉개진다. <한겨레>는 다섯차례에 걸쳐 치안, 산재, 채용, 출산 영역 등에서 지워진 젠더 데이터를 찾아내 바로잡으려 한다. 여성의 삶이 나아지고 있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꼭 필요한데도 여전히 빈칸으로 남아 있는 통계, 성별 분리가 되어 있지 않아 여성 현실을 읽어내는 데 무용한 반쪽짜리 데이터를 추적한다.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에서 쏟아내는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은 이런 반쪽 현실을 아예 모르거나 애써 외면한 결과다. 남성이 기본값인 각종 데이터에 젠더 데이터 복원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