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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한반도의 지정학적 운명 번잡하구나

등록 2006-09-14 18:08수정 2006-09-15 18:31

18.0˚가 독자에게

“조선은 아시아의 요충이다. …만약 조선이 망한다면 우리의 왼쪽 어깨가 끊어져 나가는 것과 같이 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청나라도 먼저 조선을 평정한 뒤에 명나라를 정벌했다.”(1880년 청나라의 주일공사 하루장)

“러시아가 만주를 점령하면 3년 이내에 베이징을 손에 넣을 것이며, 만주점령은 바로 이를 위한 전단계일 뿐이다.”(1903년 11월8일 <대공보>)

결국 만주를 손에 넣은 것은 러시아가 아니라 일본이었다. 러시아는 삼국간섭과 의화단 진압출동 등을 통해 만주를 잠식했으나 1894년 청일전쟁과 1904~5년 러일전쟁 승리로 조선을 먼저 손에 넣은 일본이 최후의 승자가 됐다. <대공보>의 예언대로 군국일본은 곧 중원을 휩쓸었다.

‘만주를 선점한 세력이 중원을 제패한다’는 ‘진리’는 1946~49년 국공내전을 통해 다시한번 입증됐다. 미국은 장제스의 국민당을 지원했으나 공산군이 만주를 장악했고 이어 중원을 차지하는 데는 2~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원래 미국은 1945년 2월 얄타 밀약을 통해, 소련에게 중국의 대국화를 막기 위해 만주에서 러일전쟁 발발 이전 러시아의 지위를 회복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공산군에 이기는 것이 목표였던 장제스의 국민당은 미국 전략을 받아들였으나, 권력장악을 위해 민족의 이익을 저버린 그에게 대중은 등을 돌렸고 그것이 국민당 패배의 결정적 요인이었다.(유용태 <환호속의 경종>)

한국전쟁 때 마오쩌둥은 ‘중국의 생명선’ 동북지방을 지키기 위해 대군을 한반도에 투입했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더 지났지만 동북아시아는 여전히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지구촌 최강의 대국들 이해가 맞부딪치는 최전선이다. 그 한복판이 분단 한반도다. ‘동북공정’은 이런 지정학적 긴장이 응축된 또 하나의 상징이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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