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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삶의 전쟁터 현실주의자들의 무기로

등록 2007-03-01 23:37

전쟁의 기술
전쟁의 기술
베스트셀러 들여다보기 / 전쟁의 기술

‘권력경영학’이란 게 있다면, 로버트 그린이야말로 그 분야의 대가급이다. 2002년 이마고 출판사의 첫 책의 나온 <유혹의 기술>은 수많은 유혹자들을 등장시켜 유혹이라는 유연한 힘으로 권력을 쟁취하고 유지하고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이 책은 2만8000원이라는 가격을 가볍게 들어올리는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지금까지 15만부 가량 팔렸다. 5년 만에 나온 신작 <전쟁의 기술>은 유혹이라는 열쇳말만 전쟁으로 바꾸었을 뿐 ‘권력경영학’이라는 주제는 동일하다. 시장 반응은 <유혹의 기술>보다 더 신속하다. 지난 1월 말 출간 이후 한달 만에 4만부가 독자 손에 들어갔다.

로버트 그린의 설법을 요약하면 ‘냉혹한 마키아벨리즘’이다. 허울 좋은 도덕과 명분은 필요 없다. 승리를 쟁취하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마라. 출판사는 이 책을 가리켜 ‘21세기판 손자병법’ ‘전략의 바이블’이라고 말한다. 과거의 전쟁이 전장에서 병사를 부려 적군을 물리치는 일이었다면, 오늘날 전쟁은 도처에서 벌어진다. 전방도 없고 후방도 없다. 세상의 모든 곳이 전쟁터다. 비즈니스 세계야말로 전쟁의 세계다. 아니 삶 자체가 전쟁이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는 ‘승리하는 비즈니스와 인생을 위한 33가지 전략’이다. 지은이는 말한다. “성과를 목표로 삼는 순간, 당신은 전략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다. 전쟁과 전략은 냉혹한 논리가 지배한다. 뭔가를 원하거나 바란다면, 반드시 그것을 위해 준비하고 싸울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이 황폐해졌다고 인간미가 없어졌다고 한탄할 수 있겠지만 지은이는 단호하다. 진정한 평화와 안정은 전쟁을 준비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아는 현실주의자라면, 억울한 패배를 당하지 않으려면, 전쟁의 기술은 익히지 않으면 안 될 실용지식이라고 그는 확언한다. 지은이가 말하는 전쟁의 기술 가운데 하나는 ‘평정심’이다.

“명심하라. 평정심을 유지할 때 당신은 그 모든 것들로부터 초탈하여 전체 전쟁터를, 전체 그림을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다. 위대한 지휘관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이러한 심적 거리를 유지하는 동력은 미리 세부사항까지도 완전히 익혀두는 것, 즉 준비태세다. 사람들로 하여금 당신의 부처 같은 초연함이 어떤 알지 못할 신비한 원천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믿게 하라.”

출판사는 ‘나의 적이 절대 읽어서는 안 될 책!’라는 카피를 붙였다. 책을 편집한 웅진지식하우스의 윤동희씨는 “네이버 검색을 해서 찾을 수 있는 여러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보면, ‘나는 이 책을 샀는데, 아마 나의 라이벌도 이 책을 샀을 거야’라는 재미있는 푸념을 늘어놓는 독자들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독후감을 올린 독자(아이디 푸른하늘)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의 삶은 일상적인 전쟁이다. 피가 흐르지 않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다. 이젠 그런 세상이 아니라 평화롭고 정의가 흐르는 세상이라고 누군가 말하지만, 나는 그런 말을 믿지 않는다. 이기지 못하면 진다. 그것이 오늘날의 삶이다. 난 주로 지는 편이다. 그러나 언젠가 나도 승리할지 모른다. 꿈을 놓지 않으면…. 그래서 난 읽는다, 이 책을.”

윤동희씨는 “독자의 대다수가 20대~40대 사이 남성이며 30% 정도가 여성”이라고 말했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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