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위즈덤 하우스 펴냄
베스트셀러 들여다보기 / 배려
“앞을 못 보는 사람이 밤에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한 손에는 등불을 들고 길을 걸었다. 그와 마주친 사람이 물었다.
‘정말 어리석군요. 앞을 보지도 못하면서 등불은 왜 들고 다닙니까?’
그가 말했다.
‘당신이 나와 부딪치지 않게 하려고요. 이 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위즈덤하우스가 펴낸 <배려>를 펼치면 책날개에 이 짧은 우화가 등장한다. <배려>의 내용 전체가 요약된 이야기다. 요컨대, 이 책은 ‘배려’의 중요함을 설득하는 책이다. 무한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는 이 세태에 공자님 말씀이 먹힐까? <배려>는 먹혔다. 지난 1월 출간돼 무려 60만 부가 넘게 팔리며 1년 내내 고공 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배려>를 비상시킨 힘은 어디서 나온 걸까.
우선 우화라는 형식을 들 수 있다. 2000년대 초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에서 시작해 최근의 <피라니아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자기계발서 분야의 베스트셀러 상당수가 우화 형식 속에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야기체 자기계발서가 출판 시장의 주류가 된 것인데, <배려>는 이 시장의 흐름에 맞춰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한국 사람이 쓴 우화라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이 주로 미국 사람들을 향해 미국 사람이 쓴 것인 만큼 한국 현실과 어긋날 때가 있는데, 지은이 한상복씨는 한국적 현실에서 출발해 한국 직장인들이 겪을 만한 소재로 이야기를 풀었다.
더 중요한 것은 ‘배려’라는 메시지 자체에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래 너 죽고 나 살자 식 출혈경쟁이 사회의 작동원리가 됐다. 사람들은 너도 나도 그 메커니즘에 휩쓸려 전쟁을 벌이듯 경쟁했다. 그러나 경쟁의 끝은 허망이고 상실이 경우가 태반이다. 이 책은 악착같은 생존싸움에서 배신과 상처와 공허의 뒷맛만 느낀 사람들을 위로하는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의 최종 목적은 위로에 있지 않다. 배려야말로 성공의 조건임을 확신시킨다는 데 이 책이 자기계발서로서 성공한 결정적 이유다. 책을 편집한 위즈덤하우스 강정애씨는 “많은 사람들이 배려는 하면 할수록 손해보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성공한 사람일수록 배려를 잘한다는 것을 역으로 강조했다”며 “이 발상의 전환이 배려 없는 세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원칙을 지키려고 애쓴 삶이 헛된 것이 아니고 다투기보다는 서로 나누어주고 베푸는 삶이 가장 성공적인 삶임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 독자가 호응했다.” 승리가 곧 행복은 아니라는 걸 강조하며 상생과 공존을 강조하는 이 책은 기업체 경영자들에게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여름휴가 중 최고경영자가 읽을 만한 책으로 뽑은 20권에 들어간 것이 한 예다. 또 창원도서관을 비롯한 나라 곳곳의 공공도서관에서 이 책을 추천해 권한 것도 ‘배려’의 가치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은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이야기가 단순하다며 점수를 낮게 주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이야기라고 호평한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서평을 올린 독자(아이디 beebird)는 “사회는 경쟁이 아니라 배려로 치유될 수 있음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더 중요한 것은 ‘배려’라는 메시지 자체에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래 너 죽고 나 살자 식 출혈경쟁이 사회의 작동원리가 됐다. 사람들은 너도 나도 그 메커니즘에 휩쓸려 전쟁을 벌이듯 경쟁했다. 그러나 경쟁의 끝은 허망이고 상실이 경우가 태반이다. 이 책은 악착같은 생존싸움에서 배신과 상처와 공허의 뒷맛만 느낀 사람들을 위로하는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의 최종 목적은 위로에 있지 않다. 배려야말로 성공의 조건임을 확신시킨다는 데 이 책이 자기계발서로서 성공한 결정적 이유다. 책을 편집한 위즈덤하우스 강정애씨는 “많은 사람들이 배려는 하면 할수록 손해보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성공한 사람일수록 배려를 잘한다는 것을 역으로 강조했다”며 “이 발상의 전환이 배려 없는 세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원칙을 지키려고 애쓴 삶이 헛된 것이 아니고 다투기보다는 서로 나누어주고 베푸는 삶이 가장 성공적인 삶임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 독자가 호응했다.” 승리가 곧 행복은 아니라는 걸 강조하며 상생과 공존을 강조하는 이 책은 기업체 경영자들에게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여름휴가 중 최고경영자가 읽을 만한 책으로 뽑은 20권에 들어간 것이 한 예다. 또 창원도서관을 비롯한 나라 곳곳의 공공도서관에서 이 책을 추천해 권한 것도 ‘배려’의 가치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은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이야기가 단순하다며 점수를 낮게 주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이야기라고 호평한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서평을 올린 독자(아이디 beebird)는 “사회는 경쟁이 아니라 배려로 치유될 수 있음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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