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모스크바에서 청년정책에 관한 국무회의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일축하며, 전쟁의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으로부터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등 대규모 군사지원을 얻어낸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분쟁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은 “패트리엇을 그곳(우크라이나)에 보낸다고 말하는데 우리는 그 패트리엇을 부셔버릴 것”이라며 이 같은 군사 지원은 전투를 연장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지원하기로 한 패트리엇 미사일이 “아주 오래됐다”며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헛수고만 할 뿐이고, 분쟁을 질질 끌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재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의 목적은 군사 분쟁의 축을 돌리려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이 전쟁을 끝내는 것이다”며 “우리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는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군사 분쟁은 어떻게든 대화로 끝난다”며 “우리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이를 빨리 이해할수록 좋다. 우리는 대화를 결코 거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도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 지원에 대해 “러시아연방이 특별군사작전 동안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도록 막지 못할 것이다”며 협상에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자신들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에 열려있다고 거듭 말해오고 있으나, 서방과 우크라이나는 시간을 끌려는 수법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주장한 외교적 해법을 일축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협상에 적극적임을 하나도 보여주지 못했다”며, 그가 “지상과 공중에서 하는 모든 것들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계속 폭력을 가하고 전쟁을 격화시키기를 원하는 사람임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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