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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눈물 훔치며 “가지 마세요”…3만명 ‘마지막 배웅’

등록 2009-07-10 19:21수정 2009-07-10 22:39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골함을 품에 안은 아들 건호씨와 유족들, 조문객들이 10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화산 정토원에서 49재를 마친 뒤 안장식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김해/사진공동취재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골함을 품에 안은 아들 건호씨와 유족들, 조문객들이 10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화산 정토원에서 49재를 마친 뒤 안장식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김해/사진공동취재단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 안장식 치른 봉하마을
유골 옮길때, 묘소 묻힐때 울음바다
안장식 끝난뒤에도 참배객 줄이어
“고인 정신 기려 민주성지로 불러야”

10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와 노 전 대통령의 유골 안장식을 보려는 조문객들과 묘소에 참배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조문객들과 참배객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정말 다행이다”며 안도의 말을 내뱉었다. 평일인데다 간밤에 거센 바람이 불고 큰비가 내린 탓에 노 전 대통령의 49재와 유골 안장식이 제대로 치러질지 우려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날 새벽부터 거짓말처럼 날이 개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유모차에 탄 아이들과 노인들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약 3만여명이 다녀갔다.

봉하마을은 이날 ‘차없는 마을’로 선포됐다. 자원봉사자들이 마을 들머리 버스정류장에서부터 차량을 통제했지만 조문객들은 약 2㎞의 도로 양쪽에 매단 노란풍선과 노 전 대통령을 기리는 문구를 적은 펼침막과 검은 만장을 보며 봉하마을까지 걸어서 들어왔다. 걸어오는 도중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던 농로와 오리농법으로 농사가 이뤄지고 있는 논을 보면서 희망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정토원 49재
[%%TAGSTORY1%%]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유해 안장식
[%%TAGSTORY2%%]

‘잘가오, 그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문화제
[%%TAGSTORY3%%]

봉하마을 곳곳에는 지난 5월 국민장 이후 사라졌던 풍경이 재연됐다. 인터넷 동호회 누리집 ‘82쿡’ 회원 등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만든 주먹밥과 생수를 나눠줬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이 운영하는 자원봉사센터에서는 검찰이 벌인 노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공개 청문회를 요구하는 서명을 받았다.

낮 12시께 시작된 유골 안장식에 앞서 오전 9시부터 49재가 열린 사저 뒤쪽 봉화산 정토원의 마당은 사저 옆 등산로와 봉화산 뒷길로 올라온 조문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49재를 마친 유족들이 오전 11시께 봉하마을 사저 근처 유골 안장식장으로 가기 위해 정토원 법당 안에 있던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을 밖으로 가지고 나오자 법당 앞에서 49재를 지켜보던 조문객들은 엉엉 소리 내며 울거나 “가지 마세요”라고 외쳤다. 1000여명의 조문객들은 유골을 실은 리무진을 따라 정토원에서 안장식장까지 3~4㎞가량 뒤따르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유족들은 49재와 유골 안장식이 열리는 동안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는 듯 입술을 굳게 깨물었다. 하지만 법당의 유골을 꺼내고 유골 안장식 도중에 고인의 일대기를 담은 추모 영상이 나오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유족을 대표해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는 49재가 끝난 뒤 “많은 분이 와줘서 힘이 많이 됐다. 앞으로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겠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토원에서 49재가 열리는 동안 마을회관 앞 광장에서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이곳의 조문객들은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노 전 대통령의 애창곡 <상록수>를 부르자 눈물을 닦으며 이 노래를 함께 불렀다. 오후 1시40분께 유골 안장식이 끝나고 유족들이 사저로 돌아가자 조문객들은 참배객이 돼 노 전 대통령이 묻힌 묘소에서 묵념하고 헌화했다.

봉하마을이 서울의 4·19묘지나 광주시 5·18묘지처럼 민주주의의 성지가 돼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충남 계룡시에서 온 김낙규(44)씨는 “노 전 대통령의 삶 자체가 민주주의로 걸어가는 길이었으므로 그분의 정신을 이어받자는 뜻에서 봉하마을을 또 하나의 ‘민주 성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해/김광수 박수진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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