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전 유성구 국군대전병원에서 근조 화환을 실은 화물차가 출입 허가 후 정문을 지나고 있다. 국군대전병원에는 남성 상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를 한 후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해군 여성 중사 빈소가 마련됐다. 연합뉴스
성추행 피해를 알린 뒤 70여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해군 부사관이 순직으로 인정돼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해군은 14일 “보통전공사사상심사(사망) 위원회를 13일 열어 지난 12일 사망한 해군 모 부대 소속 ㄱ 중사에 대한 순직을 결정했다. 유가족에게도 순직 결정 사실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해군 당국자는 <한겨레>에 “15일 발인 뒤 고인의 유해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고 밝혔다.
인천의 한 도서 지역 부대에서 복무하던 해군 ㄱ 중사는 5월27일 민간식당에서 ㄴ상사에게 불필요하고 과도한 신체 접촉을 강요당하는 등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 이후 가해자와 공간 분리가 안 된 상태에서 속절 없이 ‘2차 가해’를 당하다 지난 12일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들의 증언과 ㄱ중사가 어머니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ㄴ상사는 성추행 이후에도 피해자를 식사자리에서 불러내 “술을 따르라”고 요구하고, 고의적으로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2차 가해를 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유족들이 부검을 원치 않아 장례는 부검 없이 치러졌다.
해군은 ㄱ중사의 장례 절차와 관계 없이 성추행 사건에 대한 수사는 이어갈 예정이다. 해군 보통군사법원은 14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군사법원에서 ㄴ상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군인등강제추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ㄴ상사는 직후 2함대 미결수용실에 구속 수감됐다. ㄴ상사가 구속된 것은 성추행 발생 79일만이고, 군이 정식 수사에 착수한 것을 기준으로는 5일 만이다. 해군 관계자는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 중앙수사대는 피의자를 구속한 상태에서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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