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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전시·영상 콘텐츠 소개에 치중…어린이 문학 100년 기획은 인상적”

등록 2023-01-02 09:00수정 2023-01-02 10:03

[10기 열린편집위원회] 문화·스포츠 보도 집중 점검
<한겨레> 열린편집위원회가 12월27일 오후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려 문화, 스포츠 기사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한겨레> 열린편집위원회가 12월27일 오후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려 문화, 스포츠 기사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밤잠을 잊게 만든 카타르월드컵. <오징어 게임>의 미국 에미상 6개 부문 수상. 한국 클래식 연주자들의 세계 음악 콩쿠르 석권. 문화와 스포츠는 많은 이들에게 희열과 공감, 위로를 주는 분야다. 오티티(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장으로 관련 산업의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12월27일 오후 4시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8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10기 한겨레 열린편집위원회 회의에서는 문화, 스포츠 기사 등을 집중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승윤 시민편집인 겸 열린편집위원장(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김경식 고철연구소장, 김영주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장, 김준일 뉴스톱 대표, 오동재 기후솔루션 연구원, 이명재 자유언론실천재단 기획위원(시민언론 ‘민들레’ 대표), 이소희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장이 참석했다. 위지혜 위원은 취업으로 열린편집위원회 활동을 마무리했다.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는 민경연씨가 10기 열린편집위원으로 새로 합류해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한겨레에서는 권태호 저널리즘책무실장, 류이근 편집국장, 박미향 문화부장, 정환봉 소통데스크가 함께했다.

문화 기사, 정보 제공 넘어 기획 많았으면

이승윤 이번 회의에서는 문화, 미디어, 스포츠 기사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소희 문화 기사의 경우 전시나 영화 소개 등 정보 제공형이 많았다. 토요판(한겨레S)에 기획 기사가 있긴 하지만, 주중에도 기획 기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가수 이승기의 소속사와 음원 수익 정산 문제가 불거졌는데 다른 배우나 가수들은 어떤 노동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 분석하는 기사 등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디즈니플러스가 싱가포르에서 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에 한겨레 기자가 직접 참석해 자세한 기사를 썼는데, 다른 오티티도 다뤄주면 좋겠다. 최근 영상 콘텐츠 소비가 오티티로 대거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오티티 콘텐츠 제작 환경은 어떻게 달라졌고 운영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더 많이 보도해주면 독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오티티와 함께 유튜브를 통한 콘텐츠 소비도 많은데 이런 곳의 노동 환경 관련 기사도 많이 나왔으면 한다. 최근에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유행이었고 한겨레에서도 다뤘다. 다만 다른 매체와 다른 방식의 접근을 해봤으면 어떨까 한다. 드라마에 여성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데, 주로 보조적 역할에 머물렀다. 그런 한계에도 고군분투하는 배우들을 주목해보면 좋겠다. 책 기사 관련해 최근에는 내용뿐 아니라 북디자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부분에도 주목해보면 어떨까 한다.

김영주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는데, 한겨레는 어떤 기준으로 소개할 작품을 선정하는지 궁금하다. 대중의 관심이 높은 작품만이 아니라 숨겨진 좋은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연극처럼 시민들과 거리가 있는 장르의 경우 이런 노력을 더 기울여주면 좋겠다.

최근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가면 젊은층들이 많다. 문화적 갈증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한겨레가 그런 갈증을 해소해주는 기사를 더 많이 써주면 좋겠다. 그런 측면에서 ‘어린이 문학 100년 쓸모를 찾아서’ 기획은 인상적이었다. 한겨레가 문화 기사가 단편, 단편의 기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1년을 돌아봤을 때 어떤 것에 주목을 했고, 어떤 흐름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방향으로 작성되길 바란다. 그 과정에서 한겨레만의 차별성을 부각해주면 더 좋겠다.

민경연 문화면이 대체로 영상 콘텐츠나 전시 등을 주로 다루고 있었다. 문화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한겨레가 다루는 영역도 더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난해에 딜쿠샤(1920년대 지어진 서울 종로구의 서양식 주택)에 대한 기사를 재미있게 읽었다. 그런 식으로 도시의 공간들을 더 찾아서 소개해주면 좋겠다. 토요판 북섹션의 경우 메인 서평은 눈에 띄지만 작게 소개되는 이주의 신간은 주목도가 낮다. 좋은 책이라 생각하고 추천하겠지만, 많은 책 소개보다 서평에 집중하는 게 어떨까. 또 북섹션에서 책 자체뿐 아니라 작가에 집중해도 좋을 것 같다. 한 작가를 선정해서 그 작가의 세계관이나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보여주는 방식도 의미 있을 것 같다.

김경식 개인적으로 가장 기다려지는 것이 토요판 북섹션이다. 예전에는 ‘책과 생각’이라는 별지가 나왔는데, 이게 토요판과 합쳐져서 출판계가 많이 섭섭해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어느 곳보다 책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 예전부터 번역가의 중요성을 많이 이야기했는데, 최근에 한겨레가 번역가를 소개하는 것을 보고 굉장히 기뻤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나의 첫 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찾아가 본 적이 있다. 첫 책을 낸 작가가 독자와 대화하고 전시도 하는데, 한겨레도 이를 소개해주거나 비슷한 기획을 하면 새로울 것 같다.

대중과 괴리된 난해함도 경계를

이명재 한겨레와 같이 진보적이고 전위적인 것을 추구하는 진보 매체가 문화 기사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다. 예를 들자면 중산층 이상의 유한 계층의 취향에 맞는 내용으로 기사를 쓰는 것이다. 점점 한겨레가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한겨레 문화 기사가 가지는 난해함이 있다. 텍스트의 난이도 문제이기도 하고, 그 사회에 속하는 상당수 사람들과 이질감이 있어 보인다. 대체로 문화를 생산하는 집단이 있고 향유하는 집단이 있다고 할 때, 생산 차원에서는 다른 유력 매체가 보이는 문제점을 많이 극복하면서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고 본다. 하지만 향유의 입장에서 본다면 일부 계층, 일부 집단을 과대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다. 일부에게는 열광받지만 상당수 사람은 소외를 느낄 수 있는 기사들이 적지 않다. 일종의 댄디즘(타인에게 정신적 우월을 과시하는 경향)일 수 있다. 그런 점을 경계하고 점검해봐야 한다.

이승윤 문화 콘텐츠가 어떤 계층을 대상으로 생산되는지는 중요한 쟁점이다. 이를 지역 불균형 차원에서 이야기해보고 싶다. 지난해에 경남에서 청년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인상적인 것이 ‘놀이가 있는 곳에 청년이 있다’는 말이었다. 아무리 좋은 일자리와 집이 제공되더라도 문화를 즐길 수 없으면 그곳에서 살고 싶지 않단다. 이 부분을 더 진지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특히 지역의 문화·예술 활동과 놀이 등을 적극적으로 소개해주길 바란다. 지역별 문화 불균형 문제도 주목해주면 좋겠다.

오동재 카타르월드컵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첫째는 ‘아하 월드컵’ 연재였는데, 그중에서도 이번 월드컵에서 외국 태생 국가대표가 역대 최고 비율을 기록했다는 기사가 인상 깊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선수 몫으로 돌아가는 월드컵 배당금이 적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 비판적인 기사를 쓴 것도 좋았다. 기존 언론에서는 보지 못했던 관점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주최 쪽은 이번 월드컵이 탄소중립 월드컵이었다고 하지만, 이것이 그린워싱(환경에 유해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것처럼 홍보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한겨레가 이런 비판을 제대로 다뤘어야 한다고 본다. 최근 환경단체 활동가들의 명작 훼손 시위 관련해 한겨레가 칼럼에서 반달리즘(문화재 등을 고의적으로 파괴하거나 해를 끼치는 행위)이라고 했는데, 일부분 동의한다. 다만 칼럼에서 19세기 명작이 환경운동과 무관하다고 한 점은 동의가 어렵다. 지금 기후위기를 야기한 문명 시스템은 자본주의에 기초하는데, 자본주의가 태동한 17~19세기의 예술 작품도 그런 사회·경제적 환경에 영향을 받았다. 이런 점에서 당시 예술 작품에 대한 문제제기가 가능하다고 본다.

김영주 축구를 원래 좋아하진 않는데, 월드컵 기사는 흥미롭게 봤다. 다만 축구를 잘 모르다 보니 용어들이 생소했다. 특히 제목에 ‘벤투호의 빌드업 축구’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빌드업이라는 단어는 아는데, 축구에 적용을 했을 때는 어떤 의미인지 이해가 잘 안됐다. 본문에 설명을 넣어주면 더 친절하지 않았을까 한다. 제목에 ‘축신’(축구의 신) 등 약어를 많이 쓰는 것을 보면서도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일상적으로 많이 쓰이는 용어니까 써도 괜찮은 것인지, 그래도 신문에서는 바른말을 써야 하는 것 아닌지 판단이 어려웠다. 한겨레에서 이런 부분도 고민해주면 좋겠다.

김준일 과거에는 한겨레가 학술, 문화 영역에서 굵직한 이슈를 던지며 담론을 선도했던 사례가 많았다. 문화 권력 비판이나 페미니즘 등 한국 사회에 논쟁적인 쟁점을 제시해왔다. 하지만 최근 한겨레의 그런 전통이 사라진 것이 많이 아쉽다. 아직 우리가 문화 영역에서 논쟁해야 할 지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한겨레가 그런 이슈들을 많이 발굴해주면 좋겠다.

‘대통령 배당금 발언’ 비판은 돋보여

박미향 오티티 분석 기사는 지난해에 문화부에서 깊게 다룬 적이 있다. 앞으로도 더 집중해 보도를 할 예정이다. 올해에는 문화계에서 표현의 자유 문제가 크게 대두됐다. 행정안전부가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던 가수 이랑의 노래 ‘늑대가 나타났다’ 가사를 문제 삼아 출연을 무산시킨 것과 부천국제만화축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논란 등이다. 한겨레는 이랑과 부천국제만화축제를 주관한 신종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장 등을 인터뷰하며 이런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책 기사와 관련해서는 작가가 자신의 첫 책을 소개하는 ‘나의 첫 책’ 코너 등을 연재하고 있는데, 위원들 의견대로 작가에 주목하는 기사를 더 고민하도록 하겠다. ‘어린이 문학 100년 쓸모를 찾아서’는 공을 들인 기획이다. 방정환 선생이 1922년 공표한 ‘어린이날 선언’을 기점으로 100년이 흘렀는데 이를 계기로 노르웨이, 미국 등의 어린이 문학을 취재했다. 노력한 만큼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하다. 환경단체 활동가의 명작 훼손 시위 칼럼의 경우 담당 기자와 여러 논의를 했다.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성명이 나오기도 했고, 미술 전문 기자 관점 포함해 다른 시각,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싶었던 칼럼이었다. 말씀 주신 부분은 유념하겠다. 월드컵 배당금 관련 기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축구 현실을 잘 모르고 던진 이야기인데, 한겨레가 거의 유일하게 다른 관점으로 기사를 썼다. 독자들 반응도 뜨거웠다. 월드컵 기사에서도 경기 보도만큼이나 기자 칼럼 등을 통해 여러 문제의식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이승윤 이어서 개별적으로 인상 깊게 읽은 기사나 다른 의견 있으면 자유롭게 말씀 달라.

김경식 12월19일치 1면 ‘인플레발 실질임금, 취약층이 더 줄었다’는 기사가 인상 깊었다. 정부 발표 자료를 다시 기자가 가공해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저소득층이 더 힘들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이렇게 기자가 스스로 통계를 분석해 의제를 던진 것은 오랜만에 본 것 같다. 정부가 민주노총 회계를 계속 문제 삼고 있는 것을 팩트체크한 기사는 좋았다. 다만 이 이슈 관련해서는 투명성을 더 강조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민주노총이 스스로 회계를 투명하게 하겠다고 하면 더 많은 지지를 받을 것이다. 한겨레도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김영주 한겨레가 노란봉투법 의제를 계속 잘 이끌어왔다. 사설에서도 최근 별세하신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언급하며 노란봉투법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시의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이슈를 끌어가주면 좋겠다. 이태원 참사 기사도 좋았다. 유가족과 생존자에 대한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데, 기록을 해야 기억을 할 수 있고, 기록이 되어야 문제제기가 가능하다.

이태원 참사 기사 인상적

민경윤 이태원 참사 생존자들의 기사를 잘 봤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이태원 참사 유가족에게 보내는 편지글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어린이 문학 100년 쓸모를 찾아서’도 잘 읽었는데, 한국에서도 다양성을 주제로 글을 쓰는 작가들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소희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왜 안전운임제가 유지되어야 하는 지, 아이엘오(ILO·국제노동기구)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즉시 개입 입장을 전달한 것이 어떤 의미인지 등을 한겨레가 집요하게 잘 파고들었다고 생각한다. 파업이 마무리된 이후에 노동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 지 살핀 것 역시 인상 깊었다. 노동자를 매도하거나 혐오하는 여론이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인물과 그들의 고단한 삶을 다뤄주어서 좋았다. 화물연대 파업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한겨레가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이태원 참사 특별 웹페이지인 ‘이태원 참사를 기억합니다’도 좋았다.

김준일 예산안 기사가 아쉬웠다.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이고, 매우 많은 것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인데 기사 자체가 적었다. 김건희 여사가 한부모 가정 찾아가고 사진을 찍기도 했는데, 실제 관련 예산은 줄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에 고용한파가 올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정작 청년 일자리 예산은 깎였다. 지금이라도 윤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그들의 과거 발언이나 약속과 연결해서 분석해주면 좋겠다.

오동재 기후위기나 에너지 이슈가 범부서 차원의 일인데도, 협업이 잘 안 이뤄지거나 공동화 현상이 있는 것 같다는 말씀을 계속 드린다. 특히 한국전력과 가스공사, 정부 에너지 정책에 대한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기후위기 기사에서 피해가 심각하다거나 당사자들의 입장이 어떻다는 사실만 반복하는 것에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가파른 기후위기’ ‘탈원전 멈춰 세운 에너지 위기’ ‘기후총회에서도 답이 없었다’와 같은 레토릭의 반복을 피로감만 줄 수 있다.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라’는 말이 있듯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모습도 다뤄주면 좋겠다. 가령 최근 에너지 위기 때문에 탈원전 속도도 느려지고 있고 석탄 발전소가 다시 늘어난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이이에이(IEA·국제에너지기구) 최근 연간 보고서를 보면 그와 반대되는 내용이 나온다. 화석 연료의 전체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을 처음으로 내놓은 것이다. 동남아시아 등 국가가 석탄에서 가스발전으로 전환하려고 했는데, 가스 가격이 폭등하면서 재생에너지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에너지 대란을 겪는 이유는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너무 작아서이다. 그래서 지금의 에너지 대란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겨레에서도 이런 메시지가 더 나오면 좋겠다.

김경식 관련해서 의견을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문제는 시민단체와 진보언론들이 모두 수치만 높이려고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2030년 온실가스감축 목표(NDC)는 2018년 대비 40%다. 불가능한 목표인데, 실현 가능성을 따지는 언론이 없다. 목표치만 높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따지고, 실현 가능성이 없다면 그것이 제도의 문제인지 시장의 문제인지 등을 집요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명재 법조 관련 칼럼이나 기사를 보면 한겨레가 검찰이라는 기득권 구조를 깨는 데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한겨레 자체가 검찰과 같은 권력에 균열을 내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지금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지 다시 살펴보면 좋겠다. 윤석열 대통령 때문에 벌어지는 여러 문제를 내각제라는 제도의 한계라고 주장하는 칼럼에 대해서도 문제제기 하고 싶다. 지금 보이는 최고 권력자의 문제적 행태를 대통령제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것은 피상적인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한겨레의 칼럼과 기사 내용이 다른 점도 지적하고 싶다. 1면과 6면 기사가 다르고 칼럼과 기사 내용이 다른 경우를 자주 본다. 기사와 칼럼이 획일적이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정합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중요한 이슈에 대해서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예를 들면 최근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시절 통계가 조작됐다며 공세를 펼치고 있는데, 한겨레 기사를 보면 이를 기정 사실화하며 중계방송을 하는 것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반면 경제부 선임기자는 맹렬하게 감사원의 문제를 짚었다. 어떤 것이 한겨레의 관점인지 모르겠다.

■ ‘미안해, 기억할게’ 등 이태원 참사 지속 보도 돋보여

한겨레 이태원 참사 특별 웹페이지 ‘이태원 참사를 기억합니다’(hani.com/itaewon/message) 화면 갈무리.
한겨레 이태원 참사 특별 웹페이지 ‘이태원 참사를 기억합니다’(hani.com/itaewon/message) 화면 갈무리.

10기 열린편집위원들은 12월 <한겨레>가 생산한 콘텐츠 가운데 18건의 ‘좋은 기사’를 추천했다. 이 가운데 위원들이 가장 좋은 평가를 한 기사는 ‘미안해, 기억할게’ ‘이태원 참사 생존자의 기록’ ‘이태원 참사 타임라인: 그날의 기록’ 등 한겨레의 이태원 참사 관련 보도였다. 이 기사를 추천한 이승윤 위원장은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 가족과 목격자, 생존자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도해 이슈가 휘발되지 않도록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고 밝혔다.

1. 이태원 참사 관련 기사

한겨레 각 부서 및 취재팀

심사평: “구체적인 삶을 구체적으로 기록하며 우리 사회가 규명하고 기억할 것이 무엇인지 말을 건네는 기사들이었다.”

2. 재생에너지 축소, 탄소중립녹생성장위도 제동

남종영·김윤주 스페셜콘텐츠부 기자

심사평: “정부 산하 위원회에서 시작된 윤석열 정부 재생에너지 축소 방침의 균열을 잘 포착했다.”

3. 2토록 아름다운 2022년의 2등들

문화부 스포츠팀

심사평: “1등에 가려질 수 있는 2등을 알찬 정보와 함께 재밌게 써 내려간 한겨레의 지향이 드러난 근사한 기획 기사.”

4. 여성 홈리스에겐 노숙조차 힘겹다

이주빈 스페셜콘텐츠부 기자

심사평: “추운 겨울이 더 힘든 홈리스의 문제를 젠더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 점이 인상 깊었다.”

5. 슬기로운 믹스생활

장현은 사회정책부 기자

심사평: “기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현장을 누비는지 잘 느낄 수 있었던 칼럼.”

정환봉 소통데스크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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