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호 〈esc〉가 배달되는 날 저는 남쪽으로 차를 몰고 있을 겁니다. ‘결결이 일어나는 파도/ 파도 소리만 들리는 여기/ 귀로 듣다 못해 앞가슴 열어젖히고/ 부딪혀 보는 바다’(이은상)가 행선지입니다.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입니다. 음악가 윤이상, 소설가 박경리, 시인 유치환·김춘수·김상옥, 화가 김형로·전...
“나는 정말 한심한 놈이야.” 숲으로 향하는 아파트 샛길에서 갑자기 굴욕적인 기억이 떠올랐고 이어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었는데. 나는 한참 동안 나 자신에 대해 화를 내고 괴롭혔다. 그러다 화살을 밖으로 돌렸고 누군가에게 당장 전화를 걸어 그때 멍청했기 때문에 당했던 만큼 복수의 독설을 퍼...
지난 2008년 나는 친구와 배낭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친구와 나는 털털함과 꼼꼼함으로 대비되는 극과 극의 성격이 맞부닥쳐 격렬한 전투를 벌였습니다. 가장 염원했던 마지막 여행지 프라하에서, 우리는 그동안 서로에게 쌓아왔던 서운함의 한계에 부닥쳤습니다. 결국, 내가 먼저 폭발해버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