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가로획은 하늘, 땅, 사람을 뜻하며, 이 세 가지를 관통하는 것이 왕(王)이다.” 중국 전한 때의 유학자 동중서가 ‘임금 왕’ 자를 풀이한 것이다. 그럴듯하지만 이는 유학의 사고에 맞춰 갖다 붙인 것이란 비판도 많다. 갑골문을 보면, 왕 자는 도끼 모양을 딴 것이다. 애초 왕은 지도자라기보다는 지배자였고, ...
‘여미다’는 ‘바로 합쳐 단정하게’ 하는 행동이다. 대표적인 쓰임이 ‘옷깃을 여미다’이다. 우리는 옷고름을 고쳐 매면서, 그 안쪽에 있는 마음을 다스린다. 그래서 옷깃을 뜻하는 금(襟) 자엔 마음이란 뜻도 있다. 도(度)는 그 크기를 뜻하니, 금도(襟度)란 ‘남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아량’, ‘포용력’이다. 금도는 갖...
일본 후쿠이현 쓰루가시에 ‘몬주’란 이름의 원자로가 있다. ‘지혜의 완성’을 상징하는 문수보살의 문수에서 이름을 땄다. 실험용 원자로와 상용 원자로의 중간 단계인 원형로다. 우라늄235를 연료로 쓰는 일반 원자로와 달리, 몬주는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추출한 플루토늄239와 우라늄을 혼합한 연료(MOX)를 쓴...
“한 국가의 경제 규모와 성장 정도를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개념은 미국 상무부의 금세기 최고 업적이다.” 윌리엄 데일리 전 미국 상무부 장관이 1999년 12월 한 시상식에서 한 말이다. 국내총생산을 계산할 수 있는 기반인 국민소득계정(National Account)은 1930년대 초, 당시 미국 상무부에서 일하던 러시아 ...
‘혈세’(血稅)란 한자어는 일본에서 먼저 썼다. 메이지 정부가 1872년(메이지 5년) 징병령을 선포하면서 병역의무를 혈세라고 표현한 것이 뿌리다. 병역의무를 뜻하는 프랑스어를 직역해 썼다는 게 일본 학자들의 해석이다. 서일본 지역의 농민들은 징병령에 반대해 1874년 말까지 십여 차례 큰 봉기를 일으켰다. “피로써...
“어차피 죽을 건데, 장기 기증을” 2009년 일본의 사노 히데미쓰(46)가 정치단체 ‘신당본질’을 출범시키며 내건 구호다. 사노는 정치단체 이름을 ‘안락사당’으로 바꿨다가, 2013년 ‘지지정당 없음’으로 다시 바꿨다. ‘지지정당 없음’은 정강 정책이 없다. 대신 의석을 얻으면 사안마다 인터넷을 통해 유권자의 의견을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