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득하게 느껴지던 졸업이 다가왔습니다. 그간 대선부터 지방선거, 총선까지 거의 다 해본 것 같아요. 나의 한 표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를, 고민하고 또 염원했습니다. 물론 우리는 어제보다 더 진보했고, 좋아질 거라는 희망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동국대 북한학과에 재학...
전·현직 경찰관들이 모여 만든 단체 중 ‘경찰무궁화클럽’이 있다. 무궁화클럽은 10여년 전 경찰관들이 불합리한 근무제도에 대한 개선 방안을 공유하기 위해 사이버 공간에 만들었다. 무궁화클럽은 인터넷상에서 부정부패 척결과 경찰 개혁이라는 정당한 주장을 했음에도 이명박 정부 들어 불순한 단체로 탄압받기 시작...
5·18 36주기가 그렇게 지나갔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할 것이냐 제창할 것이냐 논박하면서. 답답한 심정으로, 또는 당시 고등학생으로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로서의 기억을 다 지우고 반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보았다. 혹시 일말의 일리라도 있으면 포용하는 것이 5·18정신이라고 스스로 위로라도 해보려고....
몇 년 전, 처음 어린이집 무상 이용 정책이 나왔을 때 어린이집이 부족해서 문제가 생겼다. 언론은 그 원인으로 ‘전업주부’들을 가리켰다. 한가한 전업주부들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편히 지내느라 일하는 엄마들이 피해를 본다는 식이었다. 전업주부가 무슨 동네북이라도 되는지, 얼마 전 수정되어 나온 어린이...
전날 내린 봄비에 양양 남대천이 흠뻑 불었다. 산란기 황어 떼의 기나긴 오름 행렬이 마무리된다. 일생에 딱 한 번 강을 거슬러 오르는, 탄생과 죽음 그리고 어제와 내일이 동시에 존재하는 산란의 시간이다. 강과 바다가 열려 있기에 가능한, 남대천과 동해바다가 만든 생명의 축복이다. 황어의 혼인 행렬은 생태적으로...
최근 아이돌 멤버 설현과 지민이 안중근 의사 사진을 보고 누군지 몰랐다는 이유로 무식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고, 일부 언론에서도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였다. 여론이 나빠지자 당사자들이 에스엔에스(SNS)에 사과문을 게시하기까지 하였다. 과연 연예인이 보편적인 ‘상식’을 모르는 것은 죄인가? 이러한 논리에는 ...
고령사회 진입을 코앞에 둔 지금, 우리 사회에 잠복했던 ‘노인 문제’가 까다로운 퍼즐을 달고 하나둘 불거지고 있습니다. 만성질병, 절대빈곤, 치솟는 자살률, 빗나간 노인의 성, 못 말리는 치매…. 더는 놀랍지도 않고 이제 목청 돋울 힘마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인내심이 박수 받을 일인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
황당한 일이다. 의료민영화 반대 공약을 내세운 야당들이 총선에서 과반수를 훨씬 넘는 의석을 차지했는데, 19대 마지막 국회에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해온 핵심 의료민영화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되었다. 의료법인, 즉 병원의 인수합병 허용 법안이다. 병원을 사고팔겠다는 이 법안은 ...
설악산 국립공원 안에 있는 오색은 2010년까지 국립공원이 관리했으나 주민투표를 거쳐 2011년 1월10일 이후 양양군 관리구역으로 변경되었다. 상가 가게들은 불법으로 가게 앞을 점령하고, 간판과 무질서한 현수막은 주변 경관을 훼손하고 있다. 당시 관리 주체 변경에 찬성했으나 이제는 되돌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341잔으로 5년 전 277잔보다 약 23.1% 증가했다. 커피는 그만큼 우리에게 가깝고 친숙해졌다. 심지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사람이 가장 많이 먹는 가공음식은 이제 김치가 아닌 커피라고 한다. 친숙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커피의 낯선 단면이 있다....
가끔 독버섯을 잘못 먹고 탈이 난 사람들에 대한 기사를 접하곤 한다. 독버섯과 식용버섯이 상당히 유사해서 구분하기 힘들어 발생한 사고이리라. 그렇게 독버섯을 먹고 건강을 잃었다가 되찾은 사람들은 다시 비슷하게 생긴 식용버섯을 보더라도 다시는 먹지 않을 것이다. 아예 독버섯이든 식용버섯이든 자세히 구별하...
“저에게 실형 1년6개월을 선고해주십시오.” 2002년 1월, 당시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부장판사로 있던 박시환 전 대법관은 자신에게 실형을 선고해달라는 황당한 요청이 담긴 탄원서를 접하였다. 당시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문제가 한국 사회에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한 시기였고, 이전까지 군에서 ...
어디 옥시만의 문제이고, 가습기 살균제만의 문제이겠나. 2009년에는 발암물질이 들어간 석면베이비파우더 파동이 있었고, 2012년에는 경북 구미의 불산 누출 사고가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삼성전자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집단 실명 위기를 초래한 메탄올 중독 사건이 발생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제품들에서, ...
규제개혁위원회가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해, 담뱃갑 상단에 경고그림이 위치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철회하도록 지난달 22일 권고했다. 경고그림을 상단에 배치할 때 발생하는 금연효과에 대한 입증자료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영세사업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도한 규제라는 판단에서 내린...
‘학벌없는사회’라는 시민단체의 해산 소식이 화제가 되었다. 특히 이 단체가 해산하면서 남긴 선언문의 파장이 결코 가볍지 않다. 요약하면 이렇다. “한국 사회는 학벌사회이고 현재의 입시 경쟁과 교육의 왜곡은 학벌사회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자본의 독점이 더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학벌조차 권력을 얻는 실질적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