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의 출현으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파격적인 정책을 제시하는 그는 사실 민주당과는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만일 그가 2000년 미국 대선 때 랠프 네이더처럼 제3정당으로 출마했다면, 승자독식 미국 선거제도에서 그뿐만 아니라 민주당 또한 흥행을 ...
새누리당 공천특별위원회가 여론조사 70%, 당원 투표 30%로 경선후보 선출 방식을 결정했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공언처럼 100% 경선은 정당의 폐쇄적인 운영이나 밀실공천에 따른 문제점을 개선하는 이점이 있으나, 당 혁신이나 선거혁명은 결코 이룰 수 없다. 현 경선제도는 상향식 공천이라는 이름 아래 참신한 인물 ...
지난 22일 노동부는 새로운 해고제도 도입과 노동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을 위배하는 2대 행정지침을 발표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위헌이라고 경고했고, 전 국민을 고용불안으로 내몰 수 있는 중대 사안의 발표를 정부는 금요일 오후, 긴급기자회견으로 진행했다. 이기권 장관은 ‘쉬운 해고’ 지침을 ‘공정인사’로 둔갑...
법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정의의 여신상이 있다. 선악을 판별하여 벌을 주는 정의의 여신상은 대개 두 눈을 안대로 가리고 있다. 이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는 공평무사한 자세를 지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의의 여신상은 눈을 뜨고 있다. 그것도 한쪽 눈만 뜨고 있다. 지...
난 국회의원실 자원봉사자다. 교통비를 자비로 부담하고, 내 시간을 할애한다. 의원실에서 내게 주는 건 끼니뿐이다. 주위에서 이런 나를 보고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네 인생이나 더 신경써라. 아니면, 정치할 생각이냐? 내가 봉사를 시작하는 데는 일련의 사건들이 있었다. 평소 정치에 관심은 많았지만 참여는 투...
7시가 채 안 된 이른 아침. 쾅쾅쾅! 사람들이 요란하게 문을 치며 소리를 질렀다. 그 교양 없는 행동은 나와 이웃들이 잠에서 깨도록 몇 분간 계속되었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깰 무렵 괴한들이 소리쳤다. “김새롬씨, 압수수색하러 왔습니다. 문 열지 않으면 부수고 들어갑니다”라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드릴 소리가 야단...
지난 8일 이른바 ‘웰다잉(Well-Dying)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좋은 죽음의 선택을 통해서 말기 환자와 그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잖다. 하지만 나는 몇 가지 점에서 이 법이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생각한다. 우선, 법의 명칭부터 그렇다. 이 법의 정확...
황당한 글을 보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들은 자신을 착취하는 최저임금 이하의 일자리라도 좋아하는 일을 한다며 ‘열정노동’이라고 자기기만에 취해 있었다.”(<중앙일보> 1월12일치 장하성 칼럼 ‘‘헬조선’을 ‘헤븐 대한민국’으로’) 먼저 개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열정노동’은 내가 공저했던 <열정...
연초에 북한이 수소폭탄을 성공적으로 시험했다는 발표가 있자 세상은 온통 벌집 쑤셔놓은 듯 시끄럽다. 미국은 핵을 탑재한 B52 폭격기를 한국 상공에 띄우는가 하면, 바다 쪽으로는 항공모함 레이건호를 급파한다고들 야단이다. 덩달아 한국군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한편 예하부대에 북쪽이 최대의 위압감을 ...
누군가가 나에게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나는 주저 없이 답할 것이다. <오늘>이라고. 이정향 감독의 <오늘>은 용서에 관한 영화다. 약혼자를 잃은 주인공의 여정과 주인공을 따라다니는 여고생의 아픔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소녀를 연기한 남지현을 보면서, 관객이 3명밖에 없...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이자 교육자로서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서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2014년에 이어 지난해 말 누리과정 예산을 두고 벌어졌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립이 해를 넘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부모와 아이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 이른바 ‘보육대란’이 초읽기에 들어간...
최근 극악무도한 아동학대 사건들이 연이어 보도돼 국민들을 분노와 충격에 빠뜨렸다. 컴퓨터 게임에 빠진 친부가 11살 딸을 일주일 넘게 굶기면서 2년 동안 폭행, 감금한 사건부터 20대 친모가 5살짜리 딸을 상습적으로 때리는 것도 모자라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힌 사건까지…. 후자의 경우 학대행위자인 친모는 ‘...
최근 교사가 학생들에게 매 맞는 동영상이 알려져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교실붕괴, 교권추락 문제가 심화되어 왔는데, 급기야 최악의 형태로 드러난 느낌이다. 이 사건 이후 교권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교권강화론과 학생인권 관련 논란이 벌어졌다. 교권 문제는 단순히 교사의 권한이나 인권의 문제가 ...
헌법 52조를 고쳐야겠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을 무능하게 보이게 하고, 국회를 무력화하는 근본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한 결과, 헌법 52조가 문제인 것 같다. “국회의원과 정부는 법률안을 제출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복잡성을 고려하여 전문성을 가진 행정부에도 법률제출권을 준 것이라는 명분인데, 제헌헌법 때부...
정부는 만 3~5살까지의 무상보육(누리과정)을 약속했지만 결국 부족한 예산을 지방 교육청에 떠넘겼다. 이로 인해 대부분 교육청의 교육재정은 심각한 위기상황에 빠져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2014년까지만 해도 연간 2천억원 정도의 부채를 썼지만 누리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에는 1조5천억원이 넘는 지방채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