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해 9월부터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겠다면서 해묵은 시비에 다시 불을 지폈다. 정부의 말글 정책이 한글 전용이라고 알려져 있고 대중의 말글 정책에 대한 관심도 한글 전용 문제에 집중돼 있다. 광복 직후에 결정된 초등 교과서에서의 한글 전용은 당시로서는 무척 혁신적인 결정이었다. 부분적...
팔순도 훌쩍 넘긴 한 원로 역사학자의 발언이 9월18일치 <한겨레>(29면)에 크게 실렸다. 9월16일 ‘겨레얼살리기운동본부’라는 단체가 주최한 ‘식민사관 극복과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한 학술대회’에서 한 발언이다. 발언의 요지는 ‘친일사학자 이병도의 죄를 만천하에 고하고,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두만강 하구 북·중·러 국경지역의 개발협력 사업이 급격한 속도를 내고 있다. 1991년 유엔개발계획(UNDP)의 주도 아래 시작된 두만강개발계획(TRADP)의 다자간 지역협력 개발 구상이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다 지난 9월 초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제1차 동아시아경제포럼의 연설로 정상궤도에 들어선 듯하다. 러시아는 연해...
한국은 이제 전세계 150여 개발도상국에 희망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국민소득 100달러 미만의 최빈국에서 불과 반세기 만에 30-50클럽(소득 3만달러, 인구 5천만명 이상 국가) 가입을 눈앞에 둘 만큼 급성장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견국 한국에 이처럼 소중한 외교적 자산은 없다. 국가경제력은 경성...
최근 한 시사주간지가 아이쿱생협의 조합원 차입금을 ‘유사수신행위’라고 단정했다. 협동조합의 자금 문제를 다루면서 협동조합 자체를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 이 기사는 우리 조합원들의 커다란 분노를 샀다. 아이쿱생협은 23만명의 소비자 조합원이 동등하게 소유하며 지역조합과 연합회의 중대 사안을 결정할 때는...
친구는 항상 과 수석을 놓치지 않았다. 가고자 하는 진로도 뚜렷해서 학교를 다니면서도 꾸준히 취업 준비를 했다. 대학교를 수료한 뒤(요즘은 취업에 불이익이 될까봐 졸업을 잘 하지 않는다) 약 1년간 학원을 다니며 포트폴리오를 준비했다. 그리고 마침내 대기업에서 일하게 됐다. 3개월 계약직이었다. 3개월이 지...
지난 9월15일 휴대전화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빠르게 내리던 내 눈에 걸린 한 카드뉴스가 있었다. 한 언론사의 오피스텔 성매매에 관한 내용이었다. 오피스텔 성매매가 무엇인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활동 지역이 어디 있는지 여러 장에 걸쳐 상세하게 정보를 전달하고 마지막에 잠깐 오피스텔 성매매로 인한 사회적...
1994년 8월 휴가 중이던 해군 장병이 상관의 명령으로 벌초 작업을 하던 중 예초기에 튕겨 나온 비석 조각에 찔려 한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안구 이식 수술조차 불가능한 상태로 11년을 흘려보낸 뒤 뒤늦게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국가보훈처로부터 수차례 거부당하고 말았다. 부대의 명령하에 수...
장면 1 S국에서 탄저병에 걸린 사람 수십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A국은 S국이 탄저균 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탄저균이 유출되어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S국은 단지 탄저병에 걸린 소고기를 먹어서 사람들이 사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A국은 S국을 국제협약 위반으로 유엔에 제소...
올해 8~9월 우리는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문제로 찬반 진영 간 격한 갈등과 대립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9월24일 교육부에서 발표한 ‘문·이과 통합형 교과과정의 총론 주요사항(시안)’ 내용에 포함된 ‘한자교육 활성화 방안’은 오래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국한문혼용’과 ‘한자병기’ 같은 해묵은 논쟁에 기름을 ...
올해 8월15일, 우리나라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했다. 아직까지 아픔을 가슴에 묻고 문제 해결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다. 1945년부터 현재까지, 위안부 문제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풀리지 않는 문제로 남아 있다. 2005년부터 일본에 공식 사죄를 요청하던 129명의 피해자 가운데...
철학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가장 이상적인 인생의 모습은 “사색하는 삶”(vita contemplativa)입니다. “관조적 인생”으로 해석되기도 하는 그것은 한가로운 시간의 여백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당당한 행복을 완성해가는 주인의 삶을 말합니다. 사색의 삶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할 사회의 ...
<한겨레> 9월8일치 ‘회장님, 연예인 사는 부자동네서…’ 제목의 기사를 읽고 씁쓸한 마음이다. 주차단속에까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니. 내가 살고 있는 한남동은 차량 왕래가 그리 많지도 않은데 후미진 곳에 잠시 차를 주차해 놓으면 언제 알았는지 금방 주차 위반 스티커가 붙는다. 남산 순환도로 인근 골목길...
‘선택장애’는 최근 등장한 신조어로, 선택의 상황에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점심 메뉴로 자장면, 김치찌개, 비빔밥을 두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점심때가 지나서야 허겁지겁 식사하는 경우가 예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누군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요즘, 선택장애는 온라인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