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유롭기 위해 법을 따른다.” 고대 로마의 정치가 키케로가 한 말이다. 법의 본질은 자유를 지켜내는 데 있다는 것이다. 로마가 공화정이 무너지고 황제를 정점으로 하는 원수정 체제가 된 뒤, 로마법의 권위자로 명성을 누린 율리아누스는 이렇게 외친다. “원수의 의지는 법의 효력을 갖는다.” 이는 훗날 법으...
폭력은 크게 두가지다. 개인이나 단체가 저지르는 물리적 폭력과 국가의 법이나 사회제도 등이 자행하는 구조적 폭력이다. 정부나 지배세력은 그들의 권력이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거대한 구조적 폭력을 행사한다. 민중 또는 피지배층은 그들이 처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물리적 폭력을 사용...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협력적 소비’를 핵심 개념으로 하는 공유경제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에 대한 반성적 성찰에서 비롯되었고 정보기술(IT) 발전과 우버, 에어비앤비 같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성공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그런데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공유경제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가...
안녕하세요 기자님. 고은산입니다. 지면(11월25일치 ‘한겨레 프리즘’)을 통해 보내주신 편지는 잘 받았습니다. 선배님의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제게 직접 보내주시지 않고 굳이 지면을 통해 보내신 건 그 편지의 수신인이 비단 저뿐만은 아닐 거라 생각해 저 역시 이렇게 지면을 통해 답신드리고자 합니다. 한 번도 ...
지난 한 주는 대한민국 개발협력 분야 민관협력 2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주간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9월26일 유엔 개발정상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민간과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전쟁 뒤 전세계 최빈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성장한 대한...
지난 30여년 동안 디지털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과거와 달리 디지털 환경에서의 저작권 범죄는 문화 이용에 따른 위험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로 둔갑해 옥죄어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용자·소비자는 저작권 문제로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그만큼 저작권 제도에 대한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 나이 스물아홉살. 올해가 지나면 서른이 되겠네. (너무 싫다!!!) 서른이 되면 뭔가 조금 나아진 삶, 내 앞길이 보이는 삶일 줄 알았는데 나는 아직 먼 것 같아. 넌 잘 살고 있니? 난 지난 14일 민중총궐기대회에 다녀왔어. 10만명이라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왔고, 온통 차벽에 막혔고, 캡사이신 때문에 광화문...
충청남도의 가뭄을 둘러싼 공방이 뜨겁다. 물 부족 국가라며 댐을 짓고 보를 막는 일이 몇십년째이고, 들인 예산이 몇십조원인데 왜 아직도 가물어서 물이 부족하다는 것일까? 4대강 사업이 지역의 물 이용에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주장과 4대강 사업을 지천까지 확대하고 댐도 계속 지어야 하는데 반대 때문에...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인류의 먹거리’를 주제로 밀라노 엑스포가 열렸다. 엑스포 기간 중에 세계 100여개 도시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먹거리 정책”을 펼치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왜 세계의 중요한 도시들이 좋은 먹거리 정책을 약속했을까? 굶는 사람이 없어졌으므로 먹는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하면 큰 잘못이...
‘배려하는 디자인’의 선구자로 평가되고 있는 퍼트리샤 무어는 26살이 되던 1979년 ‘미래를 향한 놀라운 여행’을 감행하기로 결심한다. 미국 뉴욕의 한 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할 때의 경험이 계기가 됐다. 어느 날 회의에서 퍼트리샤는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 “힘이 약한 노인들도 쉽게 열고 닫을 수 있는 냉장고 손...
600일. 그로부터 600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벌써 두번째 겨울이 돌아왔다. 그동안 정부는 무엇을 했을까. 아니 무엇인가를 해보려는 노력은 했을까? 이제는 정부가 세월호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는 의지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정부는 세월호를 인양하겠다고 약속해놓고는 유가족들에게 자세한 설명과 알권리조차 제대로...
정문태 기자는 ‘담배를 문 나는 유령이다’ 기사(14일치)에서 흡연자를 지나치게 내모는 금연정책을 비판하고, 시민의 사적 영역과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불편함과 거북함을 이야기했다. 필자도 공감하면서 몇 가지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다. 정 기자는 올해 초 담뱃값을 올리면서 정부가 ‘흡연율 34% ...
지난 연말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서울시립교향악단 박현정 전 대표의 성희롱 사건이 다시 수면으로 떠올랐다. 당시 언론은 앞다퉈 ‘무너진 여성 리더’의 모습으로 집중보도를 하더니 이제는 반대의 입장들을 쏟아내고 있다. 애초 이 사건은 17명의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들이 박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언론...
11월11~12일 이틀 동안 경북 영덕에서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수적이라고 하는 이 지역에서 정부가 힘으로 밀어붙이는 원전 건설을 두고 주민 1만1201명이 투표를 했다. 그리고 91.7%가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일부에서는 투표율이 낮아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런 주장은 이번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