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에게도 청탁이 들어오는가요?” 어떤 시민단체 간부가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청탁’은 없지요. 그냥 기록 좀 꼼꼼히 검토해 달라고 합니다.” 대법관을 지낸 분이 법조계의 청탁 관행을 에둘러 지적한 것이리라. 그런데 이런 행위가 시행을 앞둔 청탁금지법의 통제 대상인 ‘불법 청탁’에 해당된다고 보기도 어렵...
최근 정부는 성과연봉제를 모든 공공기관에 일괄적으로 확대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대상 기관 노조들의 강한 반발로 상당 기간 진통이 예상된다. 노동조합과 정부의 대립구도는 마치 성과연봉제가 공공부문 노동자들에게는 불편하지만 정부와 국민에게는 필요한 제도라는 인상을 준다. 공무원의 연봉을 성...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환경부는 지난 3일 관계부처 장관회의로 확정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발표 전까지 경유 가격을 올린다는 둥 고기구이집 규제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둥 오락가락 행보로 애꿎은 국민들의 마음을 참 많이도 들었다 놨다 했다. 덕분에 어떤 날은 고등...
국방부의 병역특례 폐지 방침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국방부가 불가피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반대 입장에 무게를 싣는 보도들도 있고, 야당 의원들이나 일부 정부 부처들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폐지를 반대하는 의견들은 대체로 이 문제를 과학기술 정책의 문제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그들은 민주주...
대법원은 지난 5월27일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발전노조)이 동서발전 주식회사와 당시 대표이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사건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은 동서발전이 2010년 초부터 발전노조가 민주노총에서 탈퇴하도록 지배·개입하고, 나아가 친사용자적인 기업별 노동조합 ...
세상의 에미들에게 생때같은 자식 잃은 것처럼 큰일 또 있을까 기름 때 절은 차림으로 바람처럼 나가면서도 내 볼에 닿던 그 따뜻한 뽀뽀 곰살스런 네 미소가 생생한데 처참하게 찢겨버린 육신 피딱지에 퉁퉁 부은 얼굴 그날 입고 나간 옷에서 겨우 너를 찾아내고 목을 놓았다 20년을 내 손으로 키웠지만 ...
야생에서 공격은 늘 은밀하다. 짖는 개는 무섭지만, 알고 보면 낯선 사람을 무서워해서 짖는 것이다. 모든 생명은 본래부터 폭력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전생물학은 “생태윤리 제1장, 사라지는 것은 나쁜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런 보전생물학 속에는 눈길 끄는 몇 가지 생태사회적 용어가 있...
최근 두 전관 변호사의 성공보수금 논란이 일었다. 일명 ‘정운호 게이트’ 사건으로, 법조 브로커를 통해서 형사 피고인들과 접촉한 후 100억원대의 수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는 몰래 변론, 한 통화에 수억원이라는 전화변론 의혹이 불거지면서 전직 부장판사와 ‘특수통’ 검사장 출신에 대한 ...
이세돌 9단이 프로기사회를 탈퇴한다고 발표하자 활기 넘치던 한국의 바둑계가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대략 이슈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프로기사회가 기사들이 받은 상금의 일정 비율을 강제 징수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것이다. 이 문제는 회원들이 총의로 결정할 문제다. 더 중요한 문제는 프로기...
가습기 살균제가 ‘소리 없는 살인자’라는 오명을 얻게 된 것은 장시간에 걸쳐 조금씩 생명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한 피해를 ‘안방의 세월호’라고 빗댄 것도 기업의 무리한 이윤추구,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때문일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야간노동을 2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지만, 대한민국의 고교생은 ‘...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은 여성혐오자가 벌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성혐오 의식과 여성 대상 폭력의 일상성에 대한 사회적 고발과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요구를 앞세운 일종의 사회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극단적인 강력범죄를 저지를지도 모를 중증정신질환자가 주변에 있을 수 있고, 조심한다고 예방할 수도 없...
“만약에 누군가가 미쳤다면, 나라 안에서는 그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게 할 것입니다. 그 각각의 친척들이 제 가정에서 이들을 보호하게 할 것입니다.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벌금을 물게 할 것입니다.”(플라톤 <법률> 중에서) 2400여년 전 플라톤은 도시국가의 안전을 위해 정신질환자를 가정 내에서 보호(?)해야...
어릴 때 봤던 미국드라마 중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주인공 가족의 아들이 체격이 작은 친구와 주먹질을 했고, 싸움의 원인 자체는 상대편 아이가 제공했다. 그러나 드라마는, 싸움의 원인보다 두 남자아이의 체격 차이에 집중했다. 어른들은 물론 당사자인 아들조차 체격이 작은 아이와 주먹질을 한 것에는 변명의 ...
지난 19일 서울 강남의 한국 피자헛 본사 앞에서 전국을본부, 가맹점주연석회의, 대한외식업프랜차이즈협회, 민변, 시민사회 등이 함께 농성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부당한 가맹계약 해지와 상생방안 불이행을 규탄하며 가맹계약 해지 효력정지 가처분소송을 냈다. 피자헛은 미국 글로벌기업인 ‘염’(YUM)의 소유로 국내...
변호사 출신 작가 존 그리셤의 소설 <레인메이커>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주인공은 지방대 로스쿨을 갓 졸업한 신출내기 변호사입니다. 그는 법정에서 상대방이 선임한 거대 로펌 소속 변호사와 마주칩니다. 판사는 이들을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들이고, 상대측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합의를 종용하기 시작합니다.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