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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용돈 벌고 경험도 쌓는 ‘알바’

등록 2006-07-25 17:29수정 2006-07-26 14:59

배현아/ 기자
배현아/ 기자
대학별곡 /
최저임금도 깎는 착취는 ‘가라’

두달 간의 여름방학을 누릴 수 있는 대학생들에게는 바야흐로 아르바이트의 성수기다. 많은 대학생들이 방학 전부터 아르바이트 구하기에 들어갔다. 방학 후에는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 아르바이트 구하기는 취업 열기 못지 않게 뜨겁다. 학기 중과 비교했을 때 ㅇ 아르바이트 정보 사이트의 하루 방문자는 15만 명 이상, ㅋ사이트는 50~60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학생들에게 과외뿐만 아니라 관공서와 인턴쉽, 프랜차이즈 업체는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다. 특히 프랜차이즈 업체는 아르바이트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변함없는 동경의 대상이다. 깔끔하고 임금 체불이 없으며 자격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것이 인기 이유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일하고 있는 박혜정(덕성여대 중문과 2)씨는 “학교 밖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단순한 서빙이 아니라 음료를 만드는 등 여러 경험을 하고 싶었다”며 “아르바이트를 통해 사회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평범한 것 말고 이색적인 아르바이트는 없을까? 김보경(숭실대 관현악과 4)씨는 연예인 친구 찾기 프로그램에서 ‘가짜 친구’로 활약하는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김씨는 “이 아르바이트를 신청한 언니를 따라갔다가 우연히 하게 됐다”며 “연예인의 친구와 많이 닮아서 텔레비전에 자주 나왔는데, 이 때문에 옛 친구들과 오랜만에 연락도 하게 되었다”고 재미있는 아르바이트로 기억했다.

취업이 화두인 시대에 이와 관련된 아르바이트도 있다. 모의면접 대상자 아르바이트. 회사의 인사담당자는 취업 지원자와 면접한 후 직원을 선발해야 한다. 특히 컨설팅 회사에서는 실전면접에 대비해 면접관에게 모의면접을 교육시키는데, 면접 대상자로서 교육에 참여를 원하는 아르바이트생은 해당 업체에 대한 지식을 갖는 것이 필수. 게다가 자신이 취업하기를 바라는 회사에서 면접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용돈도 벌고 경험도 쌓는 금상첨화다.

안운기(백석문화대 아동미술학과 2)씨는 약 6개월째 어느 패션포털커뮤니티의 ‘거리 패션 리포터’로 일하고 있다. “거리에서 이색적이거나 유행에 맞게 옷을 입은 사람들을 사진으로 찍고 인터뷰도 한다.” 안씨는 평소 패션문화를 즐기면서 이런 문화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에 흥미가 있어 이 일을 하게 됐다. 그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인맥도 쌓고, 사진을 찍는 것도 즐겁다”며 날씨가 안 좋은 날에는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속이 상할 정도로 아르바이트에 대한 애정이 도탑다. 이외에도 마방을 청소하고 말을 훈련시키며 승마 준비를 하는 승마장 아르바이트, 새로 시판될 약의 효능을 실험하는 임상실험 아르바이트, 쇼핑몰에서 옷을 입어 광고하는 피팅모델 등이 이색 아르바이트로 꼽힌다.

여기서 잠깐.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유의할 사항들이 있다. 첫째, 아르바이트 공고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 반드시 해당 업체에 전화해서 급여를 비롯한 사항들을 꼼꼼히 물어보아야 한다. 둘째, 근로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임금 지불방법을 정확히 알아라. 계약기간까지 일하지 못할 경우 차액을 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알바몬의 홍보팀 안수정 주임은 “고수입을 보장하고, 정확한 업무 내용을 기재하지 않은 아르바이트는 경계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아르바이트에 있어 역시 임금문제를 빠뜨릴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3100원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대학생들이 이에 못 미치는 수준의 임금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겨울방학에 호프집에서 시급 3천원을 받고 일한 박선화(순천향대 환경보건학과 2)씨. 박씨는 “최저임금에 대해 사장에게 말했지만, 화를 내며 시급을 2천5백원으로 내린다고 해서 그만두었다”며 “방학 때 용돈을 벌기 위해 최저임금도 안 되는 임금을 받으면서도 한달 동안 일했지만, 그 부당함을 참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정미지(전북대 행정학과 2)씨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정식으로 하기 위해 교육받는 도중 그만둔 적이 있다. 시급이 1800원이었던 것. 정씨는 “처음에 시급을 알면서도 용돈을 벌기 위해 일하려 했지만, 노동 착취라는 생각이 들어 그만두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생들을 상대로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지불하는 업체들이 암암리에, 아니 공공연히 ‘대학생 노동자’를 쓰고 있다.

아르바이트에서도 어김없이 펼쳐지는 바가지 씌우기. “사장님들, 이건 아니잖아요”라고 박박 소리 지르는 사람은 대학생뿐인 것 같다. 이색 아르바이트처럼 상큼하고 휴가처럼 신나며 유쾌한 환경에서 아르바이트할 수는 없을까?

배현아/<덕성여대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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