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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학생이 웬 재테크’ 탓하지 마시라

등록 2006-08-01 17:26수정 2006-08-02 15:56

이남의/한국예술종합학교 편집장
이남의/한국예술종합학교 편집장
대학별곡 /
일하며 매우며 미래를 위한 투자

요즘 지하철에서 대학생들의 손에 들려있는 책 중에서는 전공서적이나 문학책보다 주식, 부동산 등 실용 경제서적이 더 많이 눈에 띈다.

왜냐구? 돈을 벌기 위해서다. 모이면 돈버는 얘기가 주요한 화제가 된 지 오래된 사회. 그런 시절 분위기 탓인지 대학생들도 재테크를 한다.

일정한 직업도 없이 부모님이 보내주는 ‘향토장학금’으로 생활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버는 대학생이 왠 재테크냐고 묻지 마시라.

대학생들 대부분은 “용돈과 아르바이트 비로 한달 견디기 빠듯하다”고 생활고를 하소연한다. 하지만 자린고비형 학생들도 있다. “죽을힘을 내서 아끼고 또 아끼며 힘들 때는 통장을 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는 이들. 주변에서 짠돌이 소리를 들으며 꿋꿋이 통장을 살찌워가는 이들의 말을 들어본다.

대학생들이 많이 하는 재테크는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저축이다.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안전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정욱(경영학과 04)씨가 바로 그런 사례. 그는 고학년 때 고시나 취직 시험 공부를 위해 미리 신입생 때부터 저축을 시작했다. 학년이 높아져서 사회 진출을 위한 공부를 할 때 아르바이트를 함께 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고학년 때 쓰기 위한 돈을 모으는 방법으로 저축을 해왔다고 한다.

“1, 2 학년 때 과외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때부터 돈을 모았어요. 식비를 빼고 15만원 가량으로 생활을 했어요. 절반 정도만 쓰고 나머지 돈은 모두 정기적금과 펀드를 들었어요. 펀드는 장기적으로 들어야하는 것이므로 10년간 용돈이 없는 셈 치고 지금도 꾸준히 넣고 있습니다.”


정씨는 잠깐 동안 주식 투자도 했었다고 한다. 주식에 대해 공부도 열심히 했다. 펀드매니저나 증권맨 못지 않게 시장 상황에 늘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무척 힘들었다고 한다. 해도 해도 끝이 없을 것 같은 주식공부는 고시 준비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지금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씨는 그동안 모은 알토란 같은 돈으로 생활비에 신경쓰지 않고 고시 공부에만 매달릴 수 있게 됐다.

대학 입학과 동시에 일찌감치 집에서 금전적으로 독립했다는 연세대 윤승목(영어영문과 04)씨도 신입생 때부터 정기 예금을 들었다고 말했다. 재테크에 드는 돈은 주로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해서 마련했다. 학기 중에는 공부에만 집중하고 방학 때 다음 학기에 쓸 용돈을 버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채택한 셈.

방학이면 윤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과외 아르바이트는 물론이고 기업의 홍보 엽서 보내기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한다. 모은 돈을 그대로 까먹을 수 없는 상황이라 자연스럽게 재테크에 눈길을 돌리게 됐다고 한다.

이들 두 사람처럼 대학생들의 재테크 수단가운데 가장 많은 유형이 저축 금액을 조절할 수 있는 정기적금이다. 저축 금액은 5만원에서 30만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생활비나 고가의 구매를 위한 적립을 넘어 집장만이라는 큰 꿈을 꾸는 학생들도 있다. 졸업 후 완전 독립을 꿈꾸며 내 집 마련 준비에 한창인 한국예술종합학교 ㄱ(미술이론과 04)씨는 지난해부터 주택청약저축을 들었다.

“일정 기간 예금하면 임대 아파트 분양권을 얻을 자격을 얻을 수 있어요. 졸업 뒤면 자격이 생겨 그때부터는 내집마련을 위한 청약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전공을 활용해 재테크에 나서는 학생도 있다. 전남대 정아무개(경영학과 04)씨. 방학 때 여행과 졸업 후 독립자금으로 적금을 들고 있는 그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에다 인터넷과 신문에서 정보를 얻으며 주식 투자도 하고 있다. “피땀흘려 번 돈이라 10원도 헛되이 쓸 수 없다”고 말하지만 정씨는 영아 임시 보호소에 일정금액을 후원할 정도로 나눔에도 관심이 많다.

이들처럼 많은 학생들이 이런저런 형태의 재테크를 하고 있었다. 방학 때 여행을 가거나 노트북 등 목돈이 드는 물품을 사기 위해 정기 적금을 드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졸업 뒤 사회 생활을 염두에 두고 오랜 기간 들어야 이득을 보는 펀드에 가입하는 학생들도 생겨나고 있다. 대학생활과 재테크. 어찌보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재테크는 대학생들의 생활에 불가피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는 듯이 보인다.

이남의/<한국예술종합학교신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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