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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학생 하루 평균 독서 24분 최하위

등록 2006-10-24 19:44

정소진/〈연세춘추〉 기자
정소진/〈연세춘추〉 기자
시험 끝나면 책 읽으러 도서관 갈까
대학별곡/

가을은 독서의 계절? 대학가는 아니다. ‘책을 덮은’ 학생들이 넘쳐난다.

연세대 경제학과 2학년 ㅂ씨는 입학 후 지금까지 2년 동안 읽은 책이 달랑 5권. 모두 전공 관련 책이다. 그나마 3권은 서평을 내야 하는 과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읽었다. 그는 “전공 공부에 동아리 활동까지 하다 보면 책 읽을 여유가 없다”며 “인터넷 등 각종 매체로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어 필요성도 못 느낄 뿐 아니라 취업 준비를 시작하게 되면 독서 시간은 점점 더 줄어들 것 같다”고 답했다.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3학년 정나래씨 또한 “주위 친구들은 책보다는 토익 공부에 공을 들이고, 전공서보다는 자격증 시험 대비 서적을 더 많이 본다”며 “친구들과의 대화 주제도 전공수업이나, 과제, 진로, 가십거리 등이 주를 이뤄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적은 거의 없다”고 털어놨다.

교수들의 우려도 크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김정구 교수는 “계열을 불문하고 독서량이 크게 부족하고 책을 읽어도 전공 관련 책만 보는 편향된 독서습관을 갖고 있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ㄱ대 경영학과 ㅂ교수는 “얼마 전 수업에서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었다는 학생이 한 명도 없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대학생의 일일 평균 독서시간은 24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다. 또 대학생의 1인 평균 독서량은 한 달에 1~3권에 불과하다. 대학도서관 대출 1위 책도 〈비뢰도〉(전북대), 〈다빈치코드〉(서울대), 〈먼나라 이웃나라〉(연세대), 〈냉정과 열정 사이〉(영산대) 등 무협지류 또는 소설류다.

동아대 도서관 정상만 수석팀장은 “대출 순위 10위권 내의 도서들은 대부분 해리 포터 시리즈 등과 같은 소설류이며, 10위에서 20위권 내 도서들은 주로 토익이나 토플, 면접 대비 실용서들이 차지한다”고 학생들의 독서실태를 설명했다. 그는 “도서관 열람실 방문 횟수는 연간 1만5천여회인 반면 장서보관실 방문 횟수는 약 10%인 1천여회에 그치는 등 대부분의 학생들이 도서관을 시험공부나 취업 준비 장소로만 이용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학생들 독서 기피 현상에 대한 기업 관계자의 생각은 어떨까. 에스케이(SK) 인사팀 관계자는 “영어 같은 실무능력도 중요하겠지만 토론면접에서는 한정된 시간에 조리있게 말하는 것이 관건인 만큼 대학 시절부터 꾸준한 독서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각종 매체의 등장도 독서를 줄어들게 만드는 이유다.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양병호 교수는 “인터넷, 영상매체의 범람으로 독서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하며 “종합적인 사고력 함양과 인생의 궁극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독서가 필수이며, 스스로 독서 관리를 통해 자신의 품격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늘 해야 할 일의 마지막 순위를 맴도는 독서. 눈앞의 목표에 얽매여 지혜의 보고인 독서를 포기하고 있지는 않은지. 시험기간만 되면 자리쟁탈전을 펼치던 도서관을 마음을 살찌우는 독서의 산실로 이용하기, 이번 중간고사가 끝난 후부터 실천해보는 것이 어떨까?

정소진/〈연세춘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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