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한국예술종합학교 신문〉 편집장
대학별곡 /
조건·보수 짭짤 근로장학제 ‘강추’ 대학생. 어른과 학생의 가운데 세대다. 부모의 ‘향토장학금’에 의존하는 학생이지만 돈 쓸 일은 고교 때보다 훨씬 많다. 그 간극을 아르바이트로 메운다. 하지만 학교를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길은 있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가 기다리고 있으니, 이름하여 근로장학제도. “수업이 비는 공강 때 두시간 정도만 내면 되니까 큰 부담은 없어요. 시급도 5천원이면 센 편이고, 일도 그리 힘들지 않아요.” 연세대에서 도서관 근로를 하는 한 학생의 말이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학교 안에 이러한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몰라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학교 밖을 헤맨다. 근로장학제도는 대부분 크게 행정부서 업무보조와 도서관 근로로 나뉜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정원의 2 .6%, 경희대학교는 1%, 국민대학교는 2.2%를 근로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있다. 근로시간은 학교마다 제한이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월 40시간, 연세대 도서관 근로는 학기당 120시간으로 제한했다. 국민대 학생과 직원은 “학생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것은 좋지만, 공부가 우선시되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제한하고 있다”며 “도서관 근로는 월 60시간 이내, 업무보조는 각 부서나 학과에서 조율하지만 30시간을 넘지 못한다”고 말했다. 시간 제한은 일자리 나눔으로 많은 학생에게 기회가 돌아가도록 하는 장점도 있다. 근로장학제도는 급여도 상당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연세대는 시급 5천원의 ‘고임금’이다. 국민대 4천원, 경희대 3500원 등 대부분의 학교에서 시간당 3천~5천원을 준다. 시급 2천원인 비디오 가게 아르바이트나, 3100원부터 시작하는 커피숍 아르바이트, 막노동 수준인 고깃집 아르바이트의 4천원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한 국립대학에서 신문사와 도서관 근로를 함께 하며 월 40만원 가까이 번다는 한 학생은 “둘 다 하고 싶은 일이었는데 돈도 버니 일석이조인 셈”이라며 “낮에만 시간을 내면 되기 때문에 학교를 다니면서 할 수 있는 이만한 아르바이트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학교 근로 예찬론을 펼쳤다.
그러나 이런 행운은 드물다. 부지런히 다니면 학교 활동과 근로를 해서 40만원 정도를 벌 수 있지만, 대개 한 가지 근로를 통해 20만원 가량을 번다. 하지만 시간과 차비를 절약하고 일도 수월한 점을 감안한다면 근로장학제도는 특급 아르바이트에 속한다. 바깥 아르바이트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평일 저녁이나 주말 아르바이트로 한달에 20만~30만원을 벌기가 힘들다. 당연히 근로장학제도는 경쟁률이 높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한 학생은 “1학년 때부터 근로 장학생을 신청했지만 경쟁이 치열해 세 번이나 떨어지고 세 학기 만에 겨우 됐다”고 말했다. 학교 안 근로장학제도. 아무리 경쟁이 치열하다고 지원조차 하지 않는다면 큰 오산.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열심히 오르다 보면 언젠가는 넘을 날이 있기 마련이다. 이제 멀리서 찾지 말고, 등잔 밑을 잘 살펴보자. 박선영/한국예술종합학교신문〉 편집국장
조건·보수 짭짤 근로장학제 ‘강추’ 대학생. 어른과 학생의 가운데 세대다. 부모의 ‘향토장학금’에 의존하는 학생이지만 돈 쓸 일은 고교 때보다 훨씬 많다. 그 간극을 아르바이트로 메운다. 하지만 학교를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길은 있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가 기다리고 있으니, 이름하여 근로장학제도. “수업이 비는 공강 때 두시간 정도만 내면 되니까 큰 부담은 없어요. 시급도 5천원이면 센 편이고, 일도 그리 힘들지 않아요.” 연세대에서 도서관 근로를 하는 한 학생의 말이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학교 안에 이러한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몰라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학교 밖을 헤맨다. 근로장학제도는 대부분 크게 행정부서 업무보조와 도서관 근로로 나뉜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정원의 2 .6%, 경희대학교는 1%, 국민대학교는 2.2%를 근로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있다. 근로시간은 학교마다 제한이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월 40시간, 연세대 도서관 근로는 학기당 120시간으로 제한했다. 국민대 학생과 직원은 “학생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것은 좋지만, 공부가 우선시되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제한하고 있다”며 “도서관 근로는 월 60시간 이내, 업무보조는 각 부서나 학과에서 조율하지만 30시간을 넘지 못한다”고 말했다. 시간 제한은 일자리 나눔으로 많은 학생에게 기회가 돌아가도록 하는 장점도 있다. 근로장학제도는 급여도 상당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연세대는 시급 5천원의 ‘고임금’이다. 국민대 4천원, 경희대 3500원 등 대부분의 학교에서 시간당 3천~5천원을 준다. 시급 2천원인 비디오 가게 아르바이트나, 3100원부터 시작하는 커피숍 아르바이트, 막노동 수준인 고깃집 아르바이트의 4천원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한 국립대학에서 신문사와 도서관 근로를 함께 하며 월 40만원 가까이 번다는 한 학생은 “둘 다 하고 싶은 일이었는데 돈도 버니 일석이조인 셈”이라며 “낮에만 시간을 내면 되기 때문에 학교를 다니면서 할 수 있는 이만한 아르바이트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학교 근로 예찬론을 펼쳤다.
그러나 이런 행운은 드물다. 부지런히 다니면 학교 활동과 근로를 해서 40만원 정도를 벌 수 있지만, 대개 한 가지 근로를 통해 20만원 가량을 번다. 하지만 시간과 차비를 절약하고 일도 수월한 점을 감안한다면 근로장학제도는 특급 아르바이트에 속한다. 바깥 아르바이트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평일 저녁이나 주말 아르바이트로 한달에 20만~30만원을 벌기가 힘들다. 당연히 근로장학제도는 경쟁률이 높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한 학생은 “1학년 때부터 근로 장학생을 신청했지만 경쟁이 치열해 세 번이나 떨어지고 세 학기 만에 겨우 됐다”고 말했다. 학교 안 근로장학제도. 아무리 경쟁이 치열하다고 지원조차 하지 않는다면 큰 오산.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열심히 오르다 보면 언젠가는 넘을 날이 있기 마련이다. 이제 멀리서 찾지 말고, 등잔 밑을 잘 살펴보자. 박선영/한국예술종합학교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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