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한국예술종합학교 신문〉 편집장
진로 밝히는 인생도우미 구실 톡톡
대학별곡 /
여름방학 동안 예술 행사 자원봉사인 축제 도우미로 일했던 6명의 대학생이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절대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8월9일부터 14일까지 제천에서 열린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지원자 300명 가운데 2 대 1의 경쟁을 뚫고 자원봉사자로 뽑힌 고등어(숙명여대 독어독문3)씨는 “새로운 자아를 발견했다”고 한다. 여러가지 디자인을 맡았던 그는 예술가와 그들의 작품을 만나면서 잊고 있던 어릴 적 꿈을 다시 찾게 되었다고 했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강진석(한양대 신문방송학3)씨는 “진출하고픈 분야가 영상 쪽이라 미리 경험을 해보고 싶어 참여했다”며 공연 기획을 맡아 섭외부터 무대에 올리기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 영화제에서 번역을 맡았던 김우람(한국외대 국제학부2)씨는 “외국 초청영화를 번역하면서 좋은 작품들을 많이 봤다”며, 전공과 관련된 국제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했던 진로에 대해 조금은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람 만나는 일을 좋아한다는 정지욱(한국폴리텍4 제천대학 정보통신시스템2)씨는 전공과는 무관하지만 색다른 방학을 보내고 싶어 영화제에 참가했다. 그때 만난 친구들과 잠자는 시간조차 아까워 밤을 새워 이야기를 나누며 친분을 쌓았다고 했다.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고, 남을 배려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이 가장 큰 행운이었다고.
‘무이아트페스티벌’에 참가한 이강현(명지대 환경생명공학부3)씨는 공대 학생과는 거리가 먼 미술체험 프로그램을 맡아 어린이들을 가르쳤다. 일주일 동안 그곳에 서서 꼼짝 않고 일해야 했지만 휴가를 왔다고 생각하니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고 했다.
‘세계야외공연축제’에서 봉사활동을 한 김남경(상명대 영미어문학4)씨는 평소 관심이 있었던 연극과 공연 분야에서 의미 있는 경험을 쌓았다. 기록과 영상을 맡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행사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었고, 특히 공연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자기 일에 몰두하는 연극인들의 열정에서 큰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동진 하슬라 아트월드에서 열렸던 ‘한국실험예술제’에 참여한 한송희(경희대 한국어학4)씨는 “제도권의 상업적인 문화에서 벗어난 문화에 더 관심이 있었는데 이번에 자원봉사자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실험예술 같은 틀에 갇히지 않은 자유로운 형식을 배우고 싶었는데 예술제에 참여한 작가들이 비주류에 있는, 실험을 지향한 작가들이었기 때문에 감회가 남달랐다고 한다. 한씨는 “대부분의 작가들이 돈을 받지 않고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있다는 마음이 느껴졌다”며 “안정적이고 일상적인, 보편적인 일보다는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한 부분을 캐내서 보여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미래의 포부도 함께 들려주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자원활동팀 담당 권지혜씨는 “축제 관련 직종에서는 이러한 경험을 많이 한 사람들을 필요로 하며 입사할 때 혜택도 있다”고 전했다. 이제 길고도 짧았던 방학도 끝이 났다. 이런 기회가 있는지 몰라 허송세월 방학을 보낸 것을 무릎치며 안타까워한다면? 지나간 방학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후회해도 소용없다. 그러나 우리에겐 겨울방학이 있으니 그때를 노려보는 것은 어떨지. 박선영/〈한국예술종합학교 신문〉 편집장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자원활동팀 담당 권지혜씨는 “축제 관련 직종에서는 이러한 경험을 많이 한 사람들을 필요로 하며 입사할 때 혜택도 있다”고 전했다. 이제 길고도 짧았던 방학도 끝이 났다. 이런 기회가 있는지 몰라 허송세월 방학을 보낸 것을 무릎치며 안타까워한다면? 지나간 방학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후회해도 소용없다. 그러나 우리에겐 겨울방학이 있으니 그때를 노려보는 것은 어떨지. 박선영/〈한국예술종합학교 신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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