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 포정이 문혜군을 위해 소를 잡습니다. 손으로는 잡고, 어깨로 받치고, 발로 밟고, 무릎으로 누르면서 칼질을 하니 뼈 발라지는 소리와 함께 고기 썰리는 소리가 음률에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마치 상림(은나라 탕왕 때의 노래)의 무악에도 합치하고 경수(요 임금 때의 노래)의 음절에도 잘 어우러진 듯한 모양이...
페르 라셰즈. 얼핏 아기자기한 빵집을 연상케 하는 달콤한 이름을 가진 이 공동묘지에 처음 발을 딛었을 때, 나는 도무지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서울과 그 어느 한구석도 닮지 않은 도시가 파리지만, 공동묘지의 풍경은 다름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었다고나 할까.…"그런데 여긴, 죽는 순간까지 예뻐야 하는 거야?&qu...
저는 “늙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꼭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단정한 차림새도 그중 하나입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라는 이유로 늘 운동복 차림인 사람이 있습니다. 아예 그 옷이 잠옷을 대신하기도 하고 가까운 편의점에 갈 때는 외출복으...
독촉과 압박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따라야 할 행동지침이 있다. 심리 조종자에게 답변을 주기 전에 24시간은 당신 혼자 생각해보라. 여기에 결정을 바꿀 수 있는 최종 기한을 6시간 더 둔다. 심리 조종자는 항상 최후의 순간까지 기다렸다가 갑자기 요구를 들이밀고 지금 당장 답을 달라고 조른다. 자기는 그런 식으로 상...
한국에서는 관계를 오래 맺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친구는 오래 묵힐수록 좋다는 말이 있지만 오래 묵힐수록 독이 되는 관계도 있다. 도중에 분명히 썩어가는데 과감히 잘라내지 못했을 때이다. 소개팅을 해서 마음에 들지 않아도 최소 세 번은 만나봐야 한다고 하질 않나, 연애를 해도 계절을 한 번씩 겪어...
덕을 잘 갖춘 사람은 부족한 듯 행동하는 법이다제27편 우언(寓言) 7-1초나라의 현인 양자거가 노자를 만나기 위해 남쪽 패 땅으로 갔을 때, 노자는 서쪽으로 진나라를 유람하고 있었습니다.양자거는 패 땅의 교외로 마중 나갔다가 양 땅에 이르러 노자를 만났습니다. 함께 오는 도중에 노자는 하늘을 우러르며 탄식하며...
단식에 대해서는 또 다른 기억이 있다. 친구와 만나 이야기를 하는데 그 친구가 "미안, 나 지금 밥 못 먹어. 단식중이야"하는 거였다. 친구는 종교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다이어트를 할 만큼 살이 찌지도 않았다. 내가 의아해하자 친구가 대답했다."내가 요새 자꾸 애들한테 화를 내고 있더라고, 그래서...
천당은 곧 자기에게 맞는 곳이다내가 만약 물고기라면, 깊은 바다가 곧 나의 천당이다.내가 만약 새라면, 하늘이 바로 나의 낙원이다.슬픔은 자신의 역할을 잘못 아는 것보다더한 것이 없으니,물고기가 스스로를 새라 여기고,새가 스스로를 물고기라 여기는 것이다. <매일 매일이 좋은날 1>(채지충 지음, ...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면어느 날 제자가 찾아와 스승에게 말했습니다."방을 바꿔 주십시오.""왜 그러냐?""바람이 불면 창문이 덜컹거려 마음을 가다듬을 수가 없습니다.""그대는 방을 몇 번이나 옮겼나?""세 번째입니다.""그렇다면 방을 옮기기보다 그대의 마음...
가진 것이 없어도 나눌 수 있다어떤 사람이 석가모니 부처님을 찾아가 여쭈었습니다."저는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는일이 없습니다. 무슨 이유입니까?""그것은 네가 남에게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니라.""저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어도 나누어 가질 수...
너는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은밀한 중에 계신네 아버지께기도하라은밀한 중에보
그저 즐기자꾸나!한 젊은 승려가 밖에서 선원으로 돌아와 풀밭 한쪽이 말라가는 모습을 보았다. 선사가 젊은 승려에게 말했다. "선원 밖으로 가서 화초의 씨를 좀 뿌려주어라.""언제 씨를 뿌릴까요?""아무 떄나!"승려가 밖에서 씨를 뿌리는데 갑자기 한 줄기 바람이 지나갔다."이런!...
물건을 버리면 집중력마저 높아진다. 왜일까? 물건이라고 해서 그저 가만히 놓여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물건이든, 어떤 상태로 놓여 있든 물건은 우리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보낸다. 특히 소중하게 취급되지 않는 물건일수록 그 메시지는 강렬하다. 도중에 내팽개친 영어 회화 교재는 “할 일 없나 본데, 슬슬 다시 한번...
일본에 이러한 격언이 있습니다.“일어나 반 장, 누워서 한 장, 천하를 취해도 두 홉 반.”‘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라도 앉아 있을 때는 다다미 반 장분의 공간, 잘 때에는 다다미 한 장분의 공간만 있으면 충분하다. 천하를 다 가졌더라도 한끼에 먹을 수 있는 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라는 의미입니다. 인간이란 가버리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