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민음사)을 책상 위에 놓아두고 있습니다. 안대회 선생이 평역한 그 책입니다. 가끔 무작정 아무 데나 펼칩니다. 방금 만난 구절은 이렇습니다. ‘진실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이 있어야 사람 노릇 한다.’ 이런 마음이 없다면 ‘비렁뱅이’일 뿐이라는 가르침. 무엇을 하든 어떤 상황이든 진실하고 정성...
8년 전 그날 아침, 기차를 타고 있었습니다. 모니터에 속보 자막이 깔렸습니다.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 심드렁하게 종착역에 내렸습니다. 벚꽃은 거의 지고 봄기운은 충만했습니다. 일과를 마친 저녁나절 비극적 상황을 알게 됩니다. 다음날 일정을 취소하고 밤 기차로 상경하는 내내 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 세계가 ...
“왜 골목골목마다 박힌 식당 문턱에서 허기를 참고 돌아서야 합니까. 왜 목을 축여줄 한 모금의 물을 마시려고 그놈의 문턱과 싸워야 합니까. 또 왜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지나는 행인의 허리춤을 붙잡고 도움을 호소해야만 합니까.” 김순석(1952~1984)이 남기고 떠난 말에서 ‘주어’를 빼봤습니다. 그 자리에 ‘나는’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