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아이슬란드에서였다. 북위 66도 30분, 북극선이 지나가는 도시 아쿠레이리에서였다. 성당 앞 계단에 걸터앉아 군청색 피오르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저 멀리 하늘에서 스텔스처럼 생긴 ‘평판형 삼각 전투기’가 내려오는 게 아닌가. 이런 평화로운 도시에 전투기라니! 난 매너리즘에 빠져 카메라를 더듬었고...
지구 온난화로 물에 잠겨 가는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에 갔을 때다. 인구 9천명, 서울 면적 2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섬나라. 코디네이터였던 투발루인 친구가 슬쩍 운을 떼는 것이었다. “심심하지 않아? 금요일 밤이면 이 조그만 섬나라도 미쳐 돌아간다고. 나이트클럽도 있어.” 나이트클럽은 세 곳이었다. 가...
세계지도를 펼쳐놓으면 항상 내 눈은 캐나다 북부로 쏠렸다. 점(도시)도 없고 직선(도로)도 없는 광활한 여백. 그 여백을 자동차로 가로지른 적이 있다. 그러다가 마주친 시골 도시 ‘톰슨’. 11월 평균 기온 영하 12도, 1월은 영하 24.9도. 가끔 영하 40도까지 내려간다. 톰슨시가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인즉 ‘북극의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