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민음사 박맹호 회장의 빈소엔 출판계 큰 어른을 잃은 슬픔이 넘실거렸습니다. 고인의 후배들은 추모행사를 하면서 눈시울을 붉혔죠. 그들의 주름살과 흰 머리카락에서 한국의 ‘압축 근대’를 온몸으로 겪은 지식인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국 출판계에 큰 획을 그은 고인의 자녀들은 50년 출판명가를 2...
<한겨레> 책지성팀은 아주 오래전부터 ‘통독’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최대한 읽으라고 ‘신입’들에게 조언하곤 했지요. 마감을 재촉하는 데스크들은 빨리 기사를 넘겨야 하니, 책을 오래 붙들고 있어야 한다는 책팀의 원칙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전통의 고집’을 꺾긴 힘들었습니다. ‘바르...
작년 한해 다들 힘들었던 건가요. 더 늙기 전에 회사를 그만두면 어떨까, 고민하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누구 좋으라고요! 말리고 싶지만, 마음만은 100% 이해합니다. 신간 <퇴사하겠습니다>(김미형 옮김, 엘리 펴냄)를 슬쩍 끌어 당겨 읽어봅니다. 사실, 신문사에서는 난리가 났어요. 너무 실감...
새해를 맞아 몇몇 출판 종사자들께 전화 안부를 물었습니다. <한겨레>가 작년 ‘책과 생각’면을 증면해 신간 알릴 기회가 많아 좋았다는 인사도 받았습니다. 송인서적이 부도가 났다는 소식이 전해진 건, 그 직후였습니다. 1997~98년 아이엠에프 당시 출판도매상들의 줄도산 사태가 곧바로 떠오르더군요. 종이 값이...
지난 7월13일, 출판·독서계 인사 50여명이 서울시 청사 지하 태평홀에 모였습니다. 100년 전통의 종로서적 부활을 논의하는 ‘종로서적 재창건을 위한 발기인 모임’을 공식 제안한 것이죠. (<한겨레> 책과생각 7월15일치 커버) 2002년 문닫은 종로서적은 100년 전통의 대형 서점이었습니다. 80~90년대 지식인,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