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민간자본의 힘을 절대적으로 신봉했다. 국가와 시장의 구분을 허물어버리고, 공공서비스에 민간자본의 참여를 과감하게 끌어들였다. 대처 정부는 어정쩡한 민영화가 아니라 일시에 전면적으로 시장에 넘기는 정책을 폈다. 단계적 개혁 주장에 대해 대처 총리는 “당나귀에게 페인트칠을 한다...
“화폐는 자기 자신을 다스리지는 못한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3대 편집장을 지낸 월터 배젓의 말이다. 그는 1873년 출간한 <롬바드 스트리트>라는 책에서 화폐를 공정하게 다스릴 수 있는 권력구조를 제안했다. 핵심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중앙은행 제도이다. 중앙은행의 기능 중 하나인 ‘...
박근혜 대통령이 총선 결과를 놓고 “국민의 민의를 겸허히 받들어서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민생에 두겠다”고 밝혔다. 1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한 말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같은 날 “민생문제 해결이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하지만 왠지 공허하게 들린다. 민생은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다. 국민 생명...
‘도핑’(Doping)의 사전적인 뜻은 운동선수나 경주마에게 흥분제를 주입하는 것이다. 경기 또는 경주 결과를 예상할 수 있는 확실한 비밀정보라는 뜻도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로 다른 사람들을 속이는 것’도 도핑이다. 요즘 테니스, 사이클, 육상 분야의 주요 선수들이 도핑 시비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도핑은 ...
헤엄에 서툰 사람이 물속에서 떴다 잠기기를 반복하면 끝내 가라앉는다. 그런데 멀리서 보면 살려 달라는 신호인지 자맥질인지 잘 구별이 안 된다. 그래서 정확한 관측이 중요하다. 경제 상황을 관측할 때도 마찬가지다. 헤엄을 칠 수 없을 정도로 기초체력이 소진돼 제자리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은 빨리 구조해야 하...
날아다니는 국수를 창조신으로 떠받드는 종교가 있다. 일명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FSM: Flying Spaghetti Monster)교’다. 미국 오리건주립대학의 보비 헨더슨이라는 한 물리학도가 2005년 창시했다. 그에 따르면,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 천지 창조주이며 만물을 주관하는 위대한 신이다. 황당한 얘기로 들리지...
금융위원회가 18일 정부합동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온라인 ‘로보어드바이저’ 전문업 도입 방침을 밝혔다.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일환이란다. 누구를 위한 창조경제이며, 누가 누릴 문화융성일까?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자문’(Advisor)의 합성어이다. 정교한 알고리듬의 컴퓨...
연말연시를 맞아 선물 오가기가 한창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올 연말 선물용품 판매가 예년보다 늘었다고 한다. 선물 수요만큼은 경기 부진을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이다. 선물을 주고받을 때에는 누구나 그 속에 담긴 ‘마음’만 잰다. 크기를 따지면 선물인지 뇌물인지 판단해야 한다. 선물과 뇌물의 경계는 참 모호...
빚을 갚아야 할 의무는, 냉정한 경제이론에선 존재하지 않는다. 빚은 반드시 갚는다는 게 법칙일 경우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만약 은행이 원금과 이자를 늘 돌려받는다는 전제로 대출 영업을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갚을 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이나, 명백히 갚을 의사가 없는 이에게조차 돈을 ...
1914년 6월28일 사라예보에서 오스트리아 황태자 페르디난트 부부가 세르비아 청년 자객 프린치프의 흉탄에 맞아 피살됐다. 흔히 이 사건을 제1차 세계대전의 발단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극적 묘사일 뿐 엄밀한 역사적 기록이라고 할 수 없다. 1차 세계대전의 원인에 대한 후대 역사가들의 해석은 아직도 분분하다. 경...
경제학자들에게 불평등 문제는 늘 거북한 주제이다. 불평등의 절대 기준을 세우기 어려운데다 이론적으로는 경제 규모, 즉 총생산이 증가하면 불평등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는 생각이 주류 경제학계 안에서는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전세계 어디서나 불평등에 따른 인간의 고통이 엄연히 존재한다. ...
13일 밤 노사정위원회 대표자 회의에서 잠정 합의안이 나오자,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방송에 환영 광고를 냈다. “청년 일자리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수용한 대승적 결단”이라며 합의를 높이 평가했다. 특히 정부는 일반해고 요건의 완화를 큰 성과로 여기는 듯하다. 그동안 정부와 사용자 쪽은 성과가 낮은 사람이나...